日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 與 “진정한 국익” vs 野 “굴욕적 항복”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여야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고 항변했다.

◆ 與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안은 '진정한 국익' 위함"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은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방안은 한일 청구권 협정과 지난 대법원 판결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 방식은 과거 민주당에서도 구상돼 제안된 적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의 주장은 지난 2019년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추진했던 '2+2+α' 방안을 일컫는다. 당시 문 의장은 한·일 기업(2), 양국 정부 기부금(2), 국민의 자발적 성금(α)을 모아 새로 설립하는 재단을 통해 피해자에게 배상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은 한-일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작일 뿐 종착역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17일 일본 순방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얻어낼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한 민주당은 이를 통해 정부 방침에 흠집을 내려고 시도하는 게 아니냐"며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후 그 결과를 보고난 후에 외통위를 소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野 "윤 대통령의 제3자 변제안은 한-일 간 외교사 최대 굴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국민들은 기가 막히고 피해자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중"이라며 "한-일 간 외교사에 있어 최대 굴욕"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윤 정부의 해당 선언에 일본 외무상이 나서서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단언하는 등 일본은 득의양양"이라며 "국민 자존심을 짓밟는 일본의 멸시가 대통령이 말한 미래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10일 KBS보도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한국 정부의 일 강제징용 피해자 변제 방침에 있어서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다는데 이에 대해 벌써 걱정된다"며 "강제동원 배상,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일본 수출규제 조치 등 바로잡아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조공 목록 작성에 정신 팔 때 아니다"라고 강하게 꼬집었다.

이어 "특히 일본에게 군사 협력에 관한 '백지수표'를 상납한다면 대한민국 미래에 큰 화근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지금 정부가 어느 나라의 미래를 위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외교부 "韓-日 정상이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

한편 외교부는 지난 6일 일제강점기 일본 기업들의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제3자 변제안'을 최종 해법으로 공식 발표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이번 정부의 방침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닌 진정한 시작"이라며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 찼다. 앞으로는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그 물컵이 더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가 경색된 한일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한 만큼 일본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호응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