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SVB사태 등 산적한 과제 해결에 '7월 총선 출마설' 선 그어
금감원 "내부 분위기 잡기 위해, 총선 불출마 의사 확실히 표명"
금융권 "금융권에 대한 압박 수위 높아질 것... 금융위원장보다 더 적극적"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왼쪽부터) 최상목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리는 이 원장이 금감원 설립 이래 첫 검사 출신이자 최연소 금감원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과 부산 등 4곳의 은행을 찾아 '상생 경영'을 주문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면서 출마설이 불거졌다. 특히 지난 8일 집권여당 새 지도부 출범 후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복현 출마설'이 급속도로 퍼졌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장 후임 인사까지 거론되며 이 원장의 총선 출마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단계까지 확산됐으나 이날 이 원장이 자신의 '총선 출마설'에 선을 그으며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 원장의 이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작년 6월 취임 이후 이 원장이 보여 온 광폭 행보와도 맞물려 있는 모습이고, 지난 9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 당시 기자들의 '7월 퇴임설' 질문에 "맡은 중요한 역할이 많다"고 즉답을 피한 점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원장은 "감독기구 수장으로서 감독원장은 거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열심히 (일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금융 불안과 은행 과점구조 해소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거취 관련 추측이 사그라지지 않자 이 원장이 결국 내부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수장으로서 이번 이슈에 대해 명확한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을 경우 계속 '7월 총선 출마설'이 나오면서 자신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 원장의 입장 표명을 반기는 분위기다. 방치할 경우 자칫 어수선해 질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았다는 게 금감원 내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개혁,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 등 대·내외적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금감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총선 불출마 의사를 확실히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도 이 원장의 총선 불출마 언급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간 이복현 금감원장이 보여준 행보 등으로 볼 때 계속 금융권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것 같다"며 이 원장의 입장 표명이 그리 달갑지 많은 않은 뜻을 전했다.
사실 이 원장이 그간 보여준 금융권 관행과 경영과 관련한 개선 또는 혁신 의지는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과 보조를 맞춰 금융권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원장이 김 위원장보다 더 적극적이라는 얘기도 나도는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에서 이 원장에 대한 출마를 강하게 권유한다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차출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의견도 있다. '윤석열 사단' 막내인 이 원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하기 때문에 향후 어떤 변수가 발생해 입장 변화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이 원장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관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