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 국내 은행간 시장 참여 허용
개장시간, 韓시간 오전 2시까지 우선 연장
선진수준 시장 인프라 구축
6개월 시범운영 거쳐 2024년 하반기 정식 시행 예정
◆…사진=조세일보 DB
한은은 ▲국내 외환시장 대외 개방 ▲개장시간 대폭 연장 ▲선진수준 시장 인프라 구축 등 3대 정책과제를 수립했다.
국내 외환시장 개방에 따라 일정 요건을 갖춰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 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에 대해 국내 은행간 시장 참여가 허용된다. 다만 인가 대상은 현재 은행간 시장에 참여 가능한 외국환업무취급기관과 동일 유형의 글로벌 은행·증권사 등으로 제한된다.
인가 요건에 대해서도 ▲기존 참여기관과 정상적 거래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거래한도(Credit Line)가 확보되어야 하고 ▲인적사항 등과 관련된 법인정보,국내 원화결제를 위한 계좌가 확보되어야 하며 ▲RFI 본국 감독당국의 규제, 감독구조 등이 국내와 동등한 수준임이 확인되어야 한다. 또 RFI는 의무이행 확약도 필수다.
인가 요건을 갖춘 RFI에게는 은행간 시장내 현물환·FX 스왑 거래가 허용된다. 다만 통화스왑(CRS), 통화옵션 등 기타 외환파생상품 개방 여부는 개선방안 시행 後 시장여건, 거래수요 등 감안해 추후 판단할 계획이다.
송대근 한은 국제국 외환업무부장은 “국내 외환시장에 역외 금융기관이 참여하는데 기존 동일한 성격의 금융기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헷지펀드 등 투기기관은 참여할 수 없다”며 “RFI의 은행간 거래에 따른 원화결제는 당국의 인가를 받은 국내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할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개장시간은 해외 영업시간까지 대폭 연장된다. 국내 은행권의 준비, 인력운용 상황 등을 감안해 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인 韓시간 오전 2시까지 우선 연장된다. 추후 은행권 준비, 시장 여건 등을 봐가며 24시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송 부장은 “시장 개방의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런던시장 종료 시점까진 연장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 5시, 7시 등을 검토했으나 취지에 맞게 하기 위해서는 런던 종료시간까지 연장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1~2시간 늘리면 런던시장은 참여 가능하지만 뉴욕시장 거래가 제한된다는 점을 참고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글로벌 수준의 거래, 결제 등 관련 인프라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 인가 외국환중개회사가 국내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API를 RFI에도 연결 가능하도록 하고 글로벌 시장에 보편화된 ‘對고객 외국환 전자중개업무(Aggregator)’도 제도화를 통해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외국 금융기관 등 비거주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가 없는 은행과도 외환매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더불어 RFI가 CLS 국내 결제대행은행(現 9개 은행)에 결제계좌 개설시 원화 관련 CLS 동시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RFI가 한은이 운영중인 외환전산망을 통한 거래 내역 등 보고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별도 보고시스템을 마련키로 결정했다.
송 부장은 “은행간 시장 참여기관간 거래 중개는 불가하다. 이에 따라 은행간 시장의 국내 외국환중개회사와 동일한 성격의 서비스인 자동 스트리밍(Non-Disclosed Streaming) 방식은 불허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 외환시장 대외 개방 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 역할·경쟁력 유지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거시건전성 제도 등 보완 등 방안도 마련했다.
국내 금융기관에 거래·행정 등 지원 및 규제 적용 등 차이 보완을 위해서 거래 시 본점-지점간에는 국내 인가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하지 않는 직거래를 허용하고 원화차입 신고의무도 면제할 예정이다.
국내기관과 RFI간 영업 및 거시건전성 규제 등에서의 차이는 시장 수요·여건 등을 봐가며 필요시 개선할 계획이며 RFI의 국내법령 준수 어려움을 감안, 동일그룹 內 국내 금융기관이 RFI의 신고·보고 업무 대행을 허용할 방침이다.
송 부장은 “국내지점이 없는 RFI에 대해서는 선도은행에 신고·보고 등 업무위탁 허용, 선도은행으로부터 원화차입시 신고의무 면제 등으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RFI의 참여가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제도, 컨틴전시 플랜을 보완하고 실효적 감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 부장은 “외환시장 구조 개선으로 인해 외국인의 원화거래 불편이 대폭 해소되면서 원화자산 투자가 활성화되고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영업 확대 등 글로벌化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외 금융기관간 플랫폼·가격 경쟁 등을 유도해 외환거래 서비스의 질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해외 진출한 국내 기업·기관뿐 아니라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등도 해외 영업시간에 자유롭게 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규모 증가, 다양한 거래동기를 지닌 시장참가자의 확대로 외환시장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화의 국제적 통용성이 제고되며 중장기적으로 무역결제, 자본조달시 외화의존도 및 환리스크 완화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계기관(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은 시장구조 개선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과 관련 업계에 혼란이 없도록 시장참여자와 긴밀히 소통하고 호흡을 맞춰가며 차질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의 논의, 시행 시점의 시장 여건 등을 봐가며 필요시 시행 시기와 구조 개선의 폭과 내용 등 조정할 예정이다.
법령 개정, 국내 금융기관의 준비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이르면 2024년 7월 시행을 목표로 충분한 여유를 두고 추진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