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해 물가상승률 70%만 반영했다는 '주세'...역대 최대폭 인상

종량세는 매년 물가상승률 반영해 ℓ당 세금 조정

"올해 물가상승률 100% 아닌 70%만 반영” 해명

세금 인상률 작년 2.5%→올해는 3.57%로 확대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올 4월 1일부터 맥주와 탁주에 적용될 종량세율을 조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19일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2022년 소비자물가상승률 5.1%의 70%를 반영한 3.57%를 탁주·맥주에 대한 가격변동지수로 정했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물가상승률을 100%로 반영해 세금을 각각 0.5%와 2.5%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 탁주에 대한 종량세율은 1.5원이 오른 ℓ당 44.4원, 맥주는 30.5원이 오른 ℓ당 885.7원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 70%만 반영했다는 세율 인상폭은 역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민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자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맥주·탁주에 대한 세율 인상은 오히려 중산·서민층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해명했다.

맥주와 탁주의 과세 체계는 2019년 개정됐다. 제조단가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양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바뀐 것이다.여기에 소비자물가지수(물가상승률)를 적용해 ℓ당 세금을 조정한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1%이므로 세율도 동일하게 5.1%로 적용해야 하지만 최근 고물가 상황 등을 반영해 70%인 3.57%만 반영하기로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가 지난해 탄력세율 조정범위를 기존 100% 고정에서 50~150%로 변경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국회 심사과정에서 70~130%로 축소 반영돼 물가 상승 대비 주세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폭이 오히려 축소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세법대로라면 5.1% 올려야 되는 세율을 3.57%만 올려서 국민에게 혜택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설명에도 주세인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맥주와 막걸리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주종이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 속에서 맥주와 탁주값마저 오르면 서민 부담은 더 커질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