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1%p 증가시 재정지출 경제성장효과 5.9% 감소”

“고령화, 재정지출 성장효과 약화시켜…선제적 재정건전성 강화 필요”

고령층 인구 비중이 1%포인트(p) 증가 시 재정지출 충격의 GDP 성장효과는 5.9%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고령화가 노동공급 감소 등 경로를 통해 재정지출의 성장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여력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일 ‘조사통계월보: 인구구조 변화의 재정지출 성장효과에 대한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여타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빠른 속도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20% 이상)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해외연구에 따르면 고령화 등의 인구구조 변화는 재정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재정지출이 GDP에 미치는 영향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존 연구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재정충격을 식별한 후 재정지출 성장효과에 대한 인구 고령화의 영향을 분석했다.

실증 분석결과 고령층 인구 비중이 1%p 증가하면 식별된 재정지출 충격의 GDP 성장효과가 5.9%(=-0.047/0.788×10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분석 결과는 미국과 OECD국가(한국 포함)들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실시한 기존 연구의 결과와 대체로 일치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연구 등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는 이론적으로 ▲노동공급 감소 ▲고용의 질 악화 ▲소비성향 둔화 경로를 통해 재정정책의 성장효과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동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고령층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으며 소비성향도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고령층 가계 비중이 늘어나는 경우 재정지출의 성장 효과(재정승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본(baseline)모형 대비 고령층 가계 비중이 1%p 증가(청년층 가계 비중 1%p 감소)하는 경우 2년 후 누적 재정승수가 0.78에서 0.73으로 하락했다.

특히 기존 연구에서 주로 언급되는 노동공급 감소, 소비성향 약화 채널이 아닌 고용의 질 악화 경로도 재정지출의 성장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음을 반사실적(counterfactual) 실험으로 확인됐다.

반사실적 실험에서는 기본모형에서 비전문직종에 근무하는 고령층 가계가 전문직종에 근무하는 것으로 조정하였는데 이로 인해 재정승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국 거시재정팀 이재호 과장, 김철주 조사역은 “우리나라는 향후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재정지출의 성장효과가 빠른 속도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재정지출을 통해 고령화 이전과 같은 정부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정지출이 소요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재정부담이 크게 증대되는 가운데 재정지출의 성장효과마저 감소하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재정여력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