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제한' 정보통신망법·형법개정안 발의

"피해자의 피해사실 적시, 공공이익 위한 사실적시 처벌 말아야"

조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보통신망에서의 사실적시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범죄 피해자가 그 피해사실에 관해 적시하거나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는 명예훼손죄로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동법은 기본법인 '형법 개정안' 의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적용된 사례로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리려고 남편이 다니는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남편의 외도정황이 찍힌 영상 캡처와 녹취록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이 모 씨 ▲학교폭력 사실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회에서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 처분을 받고 가해 학생들로부터 고소당한 문 모 씨 ▲공익을 위한 기사를 쓰기 위해 소위 '채널A 사건의 제보자 X'의 전과 사실을 기사 내용에 담았다고 기소 의견 송치를 당한 기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를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공익의 목적이 있을 경우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공익이 주된 목적인지, 비방이 주된 목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법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모호한 기준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허위사실이 아님에도 비방할 목적과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 특정 표현이 정보통신망에서 유통되는 것을 금지하거나 벌칙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진실을 알리고 정당한 비판을 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진실을 말할 수 없게 억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해 악의적인 가해자가 이 법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두 번 고통을 주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애초부터 없거나 폐지되는 추세인데, 현재까지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적용되는 나라는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 나라도 진실한 사실이거나 피의자가 진실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유엔 역시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일반적으로 명예를 가진 사람의 다수는 권력자나 재력가이고,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하는 사람은 서민이나 약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지속될 경우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는 행위,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미투, 노동자가 임금 체불이나 직장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행위 등 사회적 약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가해자의 고소·고발 남발로 범죄 피해자가 억울하게 가해자로 오인되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를 처벌하는 법이 아닌 보호하는 법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