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잇따른 여권 인사들 막말에 "사과 없는 이게 패륜"

"정치인 갈라치기 행태는 유족들한테 2차 가해"

"잘못했는데도 사과하는 모습 보여주지 않아"

고(故) 송채림 씨의 아버지인 송진영 10.29 참사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총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희생자 관련 발언에 대해 "한마디로 어이없다"고 말했다.

송 부대표는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국무총리도 마찬가지고 책임지거나 사과없이 항상 이런 식으로 넘어간다"며 "잘못했으면 분명히 사과를 해야 하는데 단 한 번도 사과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런 걸 보고 패륜"이라고 분개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막말을 퍼부은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으로부터 사과의 메시지를 받은 적이 없다는 송 부대표는 "대통령, 국무총리, 정진석 의원, 권성동 의원, 김미나 의원 등 행태들이 모두 똑같다"며 "제가 보기에는 국민들을 향한 갈라치기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의 의도적인 갈라치기 행태들은 저희 유족들한테 2차 가해나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누구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향해 ‘시체팔이’를 한다고 막말을 한 김미나 창원시의원에 대해 유족들은 15일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날 유족들은 김 의원 사무실도 찾아갔으나 김 의원이 출근하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송 부대표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심리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저 같은 경우는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심리치료 담당이라는 경찰이 전화로 '아버님, 트라우마 치료에 안 좋으니까 인터뷰 같은 거 하지 마세요' 이러더라"며 "처음에는 나를 걱정해서 좋은 뜻으로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경찰이나 정부의 행태를 봤을 때 전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 부대표는 고 송채림 씨에 대해 "굉장히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의지가 강한 그런 아이였다. 나이는 21살이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패션디자인을 고등학교 때부터 배워서 직접 디자인하고 손으로 제작해서 대회에서 수상도 했었다"며 "도자기 공예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하고 싶은 게 무지하게 많았던 21살의 젊은 아이였다"고 안타까운 감정을 쏟아냈다.

한편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광장에 시민분향소를 마련해 일반 시민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