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IMF, '2023년 세계경제 전망' 공동컨퍼런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국제통화기금이 21일 '2023년 세계경제 전망: 긴축과 파편화 속에 억눌린 회복'이란 주제로 공동컨퍼런스를 열었다.(사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암울한 평가가 나왔다.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 대외적 요인까지 겹치며 경제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경제성장이 취약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정책 여력이 제한될 수도 있다. 이에 정부 내 여유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중기재정계획을 짜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2023년 세계경제 전망-긴축과 파편화 속에 억눌린 회복'이란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었다.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고, 세계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다.
이 자리에서 이지 쉬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4.0%, 4.3%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올해와 내년에 각 2.6%, 2.0%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그는 이러한 전망을 내놓으며 "아시아 지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과 대외수요 약화로 고물가·경제성장률 둔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재정정책 여력은 제한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은 우선순위에 따라 재정을 운용하고 국가부채를 안정적인 비율로 관리하며, 여유 재원을 마련하는 등 중기재정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적 통화기조를 유지하고 경제여건에 따라 환율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되,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경우에는 외환시장개입, 거시건전성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흥종 KIEP 원장도 "민간과 정부 모두 경제적 여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도전적인 접근과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도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상하 KIEP 국제거시팀장은 내년에 세계 경제가 올해(3.1%)보다 낮은 2.4%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윤 팀장은 "금리 급상승과 민간 부채 부담의 실물 전이, 재정 역할의 딜레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전략경쟁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세계경제 성장의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부채가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으리라는 우려도 있다. 알렉산더 콥스테이크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이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다른 지역 대비 낮은 투자와 고용 및 노동시장참가율 축소, 생산성 저하로 향후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부채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부채 부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면서 자원이 적절히 배분되도록 파산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며 "특히 디지털화가 부채의 상흔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수 서강대 교수는 "동아시아 지역의 경우 상위 기업들이 매출 및 영업이익 기준으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위기를 기점으로 높아지며, 투자 및 제조업 의존도가 타지역 대비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상위 기업들의 집중도와 이윤율, 투자, 연구개발 등의 변화를 아시아, 북미, 유럽 3개의 권역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이 교수는 "특히 새롭게 상위 기업에 진입하는 기업의 비중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또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국내총생산(GDP)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경제정책과 경기변동 정책 조합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