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상호합의절차', 기업 이중과세 부담 확 덜었다

국세청, 기업의 국제거래에 대한 이중과세 부담 430건 해결

2018년 이후, 이중과세 190건 해소 및 이전가격 과세위험 240건 예방

#. 기계장치 부문 중견기업인 A사의 유럽 내 판매법인 B사는 5년에 걸친 외국 국세청의 이전가격 세무조사로 수천억원을 추징 받았다. 외국 국세청의 주장은 B사가 A사로부터 너무 비싼 가격으로 기계장치를 구입해 B사의 과세소득이 부당하게 감소했다는 것이었다. 과중한 추징세액과 이중과세 부담을 고민하던 A사의 상호합의 신청으로 두 나라 국세청 간 상호합의절차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양 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되었고, 서울에서 6번째 협상이 이루어졌다.

외국 국세청은 B사와 비슷한 판매활동을 하는 10개 회사들의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과세처분의 75% 유지를 주장했다. 이에 한국 국세청은 150장에 달하는 각종 증빙서류(조직도, 종업원 수, 계약서 및 거래명세서 등)를 제시하면서, 별도의 영업조직이 없는 B사는 단지 A사와 현지 고객을 연결하는 중개용역 사업자임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과세처분의 90% 철회를 요구했다. 외국 국세청 대표단은 2시간 이상의 내부회의를 거친 후, "사실관계와 국제기준에 비추어 한국의 주장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국세청의 주장을 전격 수용했고, 이에 납세자의 이중과세는 완전하게 해소되었다.

국세청이 기업의 국제거래에 대한 이중과세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상호합의절차'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2018년 3월 상호합의담당관실을 신설하고, 올해 10월까지 외국 국세청과의 과세분 상호합의,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등의 상호합의절차로 납세자의 이중과세 문제 430건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과세분 상호합의는 세무조사로 납세자에게 발생한 이중과세 부담을 두 나라 과세당국이 협의해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절차다. 국세청은 절차 신설 후 올해 10월까지 연평균 이중과세 실적은 직전 5년(2013~2017년, 20.2건)보다 94.6% 증가한 39.3건으로, 총 190건의 이중과세를 해결했다.

또한 국세청은 국제거래가 있는 기업(해외진출 우리기업과 국내진출 외국기업)이 이전가격 세무조사에 대한 걱정 없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상가격 방법 사전승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세청은 240건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했다.

◆ '상호합의담당관실' 신설 효과 톡톡

국세청은 과거 국제협력담당관실 내 상호합의팀이 이중과세 해결과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업무를 담당했나, 국회 및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의 지원으로 2018년 3월 과(課) 단위의 상호합의담당관실을 신설했다.

신설 이유는 ▲납세자의 상호합의·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수요 증가 ▲조세조약 상 이중과세 해결 의무의 충실한 이행 ▲국제기준(평균 24개월 내 해결) 준수 ▲상대국과의 대등한 협상력 확보(외국 협상 대표는 과장급 이상) 등이다.

국세청은 주어진 인력과 협상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외국 과세당국과 연 20회 이상 상호합의 협상(대면·전화·화상)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10월까지 17개 과세당국과 23차례 상호합의 회의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2020~2021년 과세당국 간 대면회의에 제약이 있었으나, 화상·전화회의 및 활발한 서면교환을 통해 납세자의 이중과세 부담을 해결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상호합의담당관실 신설 후, 납세자의 연평균 이중과세 해결 요청은 47.6건으로 신설 전(2013~2017년 평균 31.4건) 대비 5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상호합의 처리실적은 직전 5년(2013~2017년, 평균 20.2건)보다 94.6% 증가한 39.3건을 기록했다.

국세청은 특히 상호합의 제도를 활발히 운영하는 선진국뿐 아니라, 우리 진출 기업이 많은 중국·인도·인도네시아 과세당국과의 상호합의 협상도 확대해 우리기업의 이중과세 부담 44건을 해결했다고 전했다.

또한 국세청은 신속한 이중과세 해결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권고에 따라 2016년부터 처리기간(개시일~종료일)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호합의담당관실 신설 후 올해 10월까지 평균 처리기간은 37개월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기업의 세정환경 개선 및 조세 불확실성 축소를 위해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제도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호합의담당관실 신설 후, 납세자의 연평균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신청은 58.6건으로 신설 전(2013~2017년 평균 48.2건) 대비 2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처리실적은 직전 5년(연평균 39건)보다 27.4% 증가한 49.7건을 기록했다.

국세청은 과세당국 간 합의된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결과(적용기간, 정상가격방법, 목표 이익수준 등)를 성실히 이행한 납세자는 일정기간 양국 모두에서 이전가격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다면서 최근 5년 납세자는 정상가격방법 사전승인 제도를 통해 평균 6년 4개월 동안 이전가격 세무조사의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 향후 계획은?

국세청은 "해외진출 우리기업들이 현지에서의 조세불복을 통해 이중과세를 해결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호합의절차는 우리기업의 이중과세 문제 해결을 위한 효율적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납세자의 상호합의절차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세청은 주어진 인력의 효율적 활용과 업무절차 개선으로 상호합의 처리기간을 단축하는 등 우리기업의 이중과세 위험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세청은 "납세자가 적극행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와의 상호합의 경험은 많지 않으나 우리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개발도상국 및 중동 국가와의 협상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진출 외국기업에 대해서도 세무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조세조약상 차별금지원칙에 따라 상호합의절차를 운영해 이중과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