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증권업계 "금투세 2년 유예가 바람직" 공감대 형성

금융위-증권업계, 17일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간담회에서 공감대 형성

이윤수 정책관 "지금 당장 시행 어렵다 판단... 2년 유예 법안 발의"

증권업계 "거래 위축된 상황에서 금투세 전면도입은 투자심리 악영향"

"실제 과세부담 여부 관계없이, 과게부담 가능성으로도 부정적 영향 미쳐"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간 간담회에서 증권업계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 유예를 촉구하고 나섰고, 금융위원회도 증권업계의 과세 유예 주장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 주요 7개 증권사 등과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논의'한 간담회에서 금투세 도입을 2년 간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과 금투협·한국거래소 관계자 그리고 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신영증권·한화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금투세 도입 시기에 대해 논의했다.

이윤수 자본시장정책관은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해야 한다는 증권사 관계자들 의견에 공감하며 "주요국 통화긴축, 경기침체 우려, 인플레이션 등 주식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현행 시장 상황 고려 시 금투세를 지금 당장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이에 따라 정부는 2년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금투세 도입을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주신다면 유예기간 동안 일반투자자 보호 강화, 우리 자본시장 제도의 글로벌 정합성 제고를 통한 글로벌 투자자금 유입 확대 등 우리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는 제도적인 조치들을 차질 없이 완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주식시장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투세 전면도입은 시장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주식시장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투세 전면도입은 시장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납세자·투자자들의 세제 관련 예측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고 현장에서의 세제 집행 관련 준비도 보다 필요하다는 점 ▲유예기간 중 금투세제 세부 내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제 과세부담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부담 가능성 발생만으로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투세로 인해 세후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우리 증시 거래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일반화되어 있는 만큼, 우리 증시가 해외투자에 비해 매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2023년이 한 달 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세제 도입, 시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훼손하고,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는 만큼, 납세자 주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충분한 사전설명 등의 시간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세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조세저항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예기간 중에 금투세 세부 내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반기별 원천징수 및 확정신고 등 세금납부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수적 납세협력비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의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혜택을 더 주고, 세제로 인해 투자를 위축하지 않도록 공제기준이나 세율도 추가 조정되기를 희망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자본시장 관련 국정과제로는 물적 분할 관련 주주 권익보호, 내부자거래 규제 강화,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 상장폐지 절차·요건 개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