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부, 한국은행… 지금이라도 최악 시나리오 전제 대비책 세워야"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레고랜드 부도 사태에 대해 1997년 IMF위기도 그해 1월 한보그룹 부도에서 시작됐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유 전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997년 IMF위기는 그해 1월 한보그룹 부도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한보 부도 당시엔 아무도 엄청난 위기가 곧 닥칠 것을 알지 못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레고랜드 부도가 촉발한 금융 불안의 끝이 어디일지 우리는 모른다"며 "50조 원의 긴급 유동성 대책으로 화재가 진압된다면 천만다행이겠지만, 지금 금융과 실물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 한국은행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악의 비관적 시나리오를 전제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전 의원은 "고금리와 불황은 대량부도와 대량실업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IMF위기 때 겪었던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정신을 차려야 산다.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모두를 다 살릴 수는 없다.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금융의 도산사태가 임박할 때 누구를 살릴지 그 기준과 수단을 미리 강구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돌이켜보면 IMF위기 때 달러를 빌려준 IMF, IBRD 등의 강요로 기업, 금융, 노동의 구조조정이 지나치게 가혹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돌아보면서 "그런 후회를 다시 하지 않도록 이번 위기는 우리 정부 주도하에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어 "경제학자 Paul Krugman은 '모든 문제가 구조적인 문제는 아니다. 멈춰선 차에 jump start면 충분할 때도 있다'고 했다"며 "bailout(구제)이냐, workout이냐?", "금리를 인상하되 유동성 공급을 어디에 얼마나 할 거냐?" 등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당장 대비책을 세워둬야 할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