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대물배상·자차 담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 필요”

향후 전기자동차의 지속적 증가가 예상됨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및 자차 담보 항목을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 손민숙 연구원은 24일 ‘전기차 보험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1년말 기준 국내 전기차는 전년대비 71.5%(+9만6481대) 증가해 총 23만1443대가 등록돼 있다. 이는 2018년 5만5756대 대비 4.2배 증가한 것으로 전체 등록 자동차 중 약 0.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말 기준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전기차는 18만3829대로 2018년 4만5792대 대비 4배 증가했으며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비중은 0.8% 정도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대응해 보험회사들은 전기차 고유의 위험을 보장하는 다양한 특약을 출시했고 감독당국도 전기차 보험의 현황 및 이슈를 파악하고 감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기차 사고율은 18.1%로 비전기차(16.0%)에 비해 2.1% 높고 전기차 자차담보의 평균수리비는 245만 원으로 비전기차 188만원보다 약 30.2%(57만원)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충전요금이 저렴해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이 높은 사고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배터리, 전자제어장치, 센서 등 고가 장치의 부품비 및 수리비가 평균수리비 인상을 야기하고 있다.

개인용 전기차의 계약 건당 평균보험료는 94만3000원으로 비전기차 평균보험료 76만2000원보다 18만1000원 높은 수준인데 이는 전기차의 비싼 차량 가격으로 인해 자차보험료가 높게 책정되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고서는 전기차의 신차 비중이 높고 각종 첨단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충전료가 저렴해 주행거리가 증가하는 측면도 있어 이러한 점들이 전기차 사고의 빈도 및 심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기차의 사고율과 손해액이 높은 것은 신차·첨단차로서의 특성에도 상당 부분 기인하는바 전기차 고유의 특성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 요인은 제한적인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전기차 고유의 쟁점은 주로 배터리와 관련되며 배터리 손상 시 보상 범위, 배터리 교체비용 보상 시 폐배터리에 대한 권리 귀속, 배터리 별도 담보 가능 여부 등이 문제됐다고 지적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에 이르는 고가의 핵심 부품으로 파손 시 부분 수리가 곤란하고 전체 교체 시 비용 부담이 과중하며 폐배터리에 대한 권리관계도 명확하지 않았다.

기존에 배터리 손상 시 신품가액을 보상해야 하는지가 문제됐지만 엔진과 동일하게 감가상각 해당 금액을 공제하도록 했으며 교체비용은 ‘배터리 신품가액 보상특약’을 통해 보상되도록 했다. 보고서는 보통약관 개정 및 특약 도입으로 배터리 손상 시 보상 범위의 불명확성 및 보상 공백 문제는 해소됐다고 봤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폐차 시나 배터리 교체 시 폐배터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할 의무가 있었으나 작년부터 폐배터리 반납 의무가 폐지되고 폐배터리 활용 사업을 민간 부문이 주도하게 됐다.

보고서는 폐배터리 시장 확대를 앞두고 일부 전기차 회사들이 폐배터리 반납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보험사의 잔존물 대위권과 충돌할 수 있고 전기차 보험의 손해율 및 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배터리 구독서비스 도입을 위해 자동차 소유권과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 등록할 수 있도록 자동차등록령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보고서는 배터리 구독서비스 도입으로 자동차보험의 담보 목적물 및 보장 내용에도 상당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전기차 보급의 확대, 폐배터리 관련 산업의 성장, 배터리 구독서비스 출시 등 전기차 관련 산업 및 제도의 변화는 전기차 보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당면 과제로 폐배터리 반납정책 및 배터리 구독서비스 도입에 대응해 배터리에 대한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고 그에 적합한 보험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 약관 및 보험료 산출 기준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연구원 황현아 연구위원, 손민숙 연구원은 “전기차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및 자차 담보 항목을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