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사진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내놓은 감세안을 두고 "잘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은 이러한 감세 정책이 자국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철회'를 밝힌 상태다. 지난달 발표한 450억파운드(약 69조원) 규모의 감세안 중 취소된 부분은 320억파운드에 달한다. 한국도 대규모 감세 정책을 철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지만, 정부는 재정이 건전하다는 이유로 감세를 접지 않을 모양새다. 한 총리도 한국의 재정계획을 강조하며 감세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쪽에서는 부채비율이 100% 가까운 영국이 2년간 150억 달러 가까운 에너지 보조금을 주고, 당장 개인소득세를 감세로 낮춰서 30억 달러 정도 없애버리는 감세정책을 했기 때문에 정책이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세가 (재정)조달 계획도 없으니 시장에 국채를 팔아서 조달하는 것인데, 정체 경제를 봐서 맞지 않고 IMF가 공개적으로 경고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13조원 규모(향후 5년간) 감세를 추진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라고 비판하고 있어 세법개정안이 국회의 벽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한 총리는 이 부분에 대해 "부자 감세라는 개념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세를 감세하지만 더 많은 비율로 보면 혜택은 중소·중견기업이 보고, 기타 상속세 혜택은 중소·중견기업에 간다"면서 "일정소득이 안되는 근로자를 돕기 위해 근로소득보전세제는 거의 2배로 올렸다"고 말했다.
감세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에 대해선 "재정지출을 삭감하면서 국제적 기준에 따르는 약간의 감세를 했다"면서 "재정이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최선의 재정건전성 확보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 부분도 예로 들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트러스(정부)는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안정적에서 한 단계 낮췄다"며 "우리는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한국 경제정책은 외부에서 다 건전하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 트러스와 (한국의)감세가 비슷하다고 비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카카오톡 사태와 관련해선 "너무나 연결이 많이 되어 있어 재난적 상황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최소한의 개입, 결국 시장이 어느 정도 실패한 분야를 검토해서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앞으로 검토하고, 청와대 안보실에서도 안보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어진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북한 문제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언급하며,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전술핵 재배치 등의 주장엔 "그렇게 하면 북한의 비핵화를 단념한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 된다. 우리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