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검사, "휴대폰 비번 풀어 협조했는데, 노부모 집 압수수색" 모욕적

비번 풀지 않은 한동훈 저격

"수사로 보복하는 것, 검사 아니라 깡패" 발언한 윤석열 전 총장 우회 비판

박 부장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행정법원 합의12부는 지난 2021년 10월 1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내려진 징계처분에 대해서 '면직' 이상의 중대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처분이 정당했다고 판시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당시 법원은 윤 전 총장 측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감찰과정의 위법성 부분은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2021년 6월 서울중앙지검도 윤 전 총장 감찰 관련, 보수 시민단체 등의 저에 대한 고발사건에 대하여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자신의 윤 전 총장에 대한 감찰과 이에 대한 보수 시민단체의 고발 등이 무혐의로 끝났음에도 현 정부 들어 검찰의 재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검사는 "징계대상자가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이 된 것을 제외하고는 제반사정 및 사실관계가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윤 전 총장의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을 뒤집기 위한 보복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검찰의 재수사 착수가 순수한 의도가 아님을 지적했다.

그는 "승소한 1심 변호인을 해촉한 윤석열 정부 법무부의 행위도 이러한 비판을 자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지난 8월 29일 휴대폰을 압수당할 때 '비번을 풀어서' 담담히 협조했다. 대한민국 검사로서, 부끄럼 없이 당당히 직무에 임했기 때문에 굳이 비번을 숨길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휴대폰 비번을 끝내 풀지 않았던 점을 대비시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부장검사는 "그럼에도 뭐가 부족했는지 추석 연휴를 앞 둔 9월 6일, 노부모님만 거주하시는 친정집까지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러한 모욕적 행태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썼다.

그는 또 "저는 "수사로 보복하는 것은 검사가 아니라 깡패일 것"이라고 주장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며 윤 전 총장의 과거 발언을 소환해 윤 대통령까지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다만 그 기준이 사람이나 사건에 따라 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검찰 재수사 개시에 대해서도 역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 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재직 때인 2020년 말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감찰 실무를 주도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는 '검언유착(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을 감찰한다며 확보한 법무부·대검찰청 자료를 윤 전 검찰총장의 감찰에 무단 사용한 혐의로 박은정 부장검사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8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박 부장검사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박 부장검사에 따르면 지난 9월 6일 검찰이 자신의 노부모 집까지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박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