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동파 수리도 횡령 몰아 강압조사, 기우제식 감사...강력 법적대응할 것"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22일 권익위 실지 감사(현장 감사)를 연장해 진행 중인 감사원을 향해 "고무줄 감사, 또 뭔가 나오라는 식의 기우제식 감사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감사원의 수준이 이 정도였나 생각을 이번에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감사 내용들이 너무 민망하고 사소하며 특별히 문제가 될 수 없는 사안들을 감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MBC는 지난해 세종시 국민권익위원장 관사의 베란다 수도가 동파돼 권익위가 동파 수도 수리 비용과 수도요금 등으로 백여만원을 지출한 사실을 두고 감사원이 '동파 사고가 아니라 전현희 위원장이 관사 비용을 횡령한 것이 아니냐'며 직원들을 몰아붙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동파 관련 비용을 아마 감사원에서 제가 뭔가 횡령한 거 아니냐, 배임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감사를 진행했다"라며 "감사원이 거기에 대해서 우리 직원들을 위원장이 개입을 했냐, 계속 위원장 개입을 불러라. 이게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우리 직원은 원칙대로 처리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건 동파로 확신한다, 그런 식의 강압적인 조사가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검증으로 '동파로 인한 파손이 확실하다'는 명백한 증거에 의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돼 종결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문제 삼을 수 없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 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표적인 위원장 주위를 캐며 직원들만 괴롭히고 압박하면서 정작 표적에 대해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권익위 실지 감사(현장 감사)를 2주 연장해 이달 2일까지 펼쳤다. 여기에 이달 14일부터 29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한 실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감사원의 권익위 감사 주요 내용으로 ▲ 위원장의 모 유력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오찬 1건 ▲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의 이해충돌 유권해석 문제 ▲ 위원장 근태 ▲ 위원장 관사 관련 비용 ▲ 위원장 행사 한복 관련 건 등이 있다고 밝혔다.

관사와 한복 관련 감사 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참 민망한 사안이다. 민망하다는 얘기는 문제로 삼을 수조차 없는 사안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행사 한복 관련 건에 대해 "행사 때 한복을 대여했는데 위원회에서 뭔가 강압이 있었다든지 문제가 있던 거 아니냐는 취지의 감사가 있던 걸로 알고 있다. 관련 업체도 샅샅이 조사했다고 들었다"며 "일단은 내용 자체가 황당하고 감사 사유가 도저히 될 수 없는 사안을 감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언론사 편집국장 오찬 건에는 "정산 과정에서 참석자 숫자와 가액이 약간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권익위는 철저히 이런 부분을 관리하기 때문에 통상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일종의 착오가 있었던 사안인 것 같다"며 "감사원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조직적으로 권익위가 관련 있다, 조작 범죄다, 이렇게 보면서 문제를 삼으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제로 청탁금지법으로 보기도 어렵고 권익위가 매우 원칙적으로 처리한 사안"이라며 "2년간 저를 탈탈 털었는데 유일하게 나온 건이 언론사 국장 오찬 한 건인데 이걸 마치 권익위, 권익위원장의 엄청난 범죄가 있는 것처럼 계속 언론에 보도하고 감사원이 누설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 과정에서 여러 감사사무규칙 위반이나 직권남용 등 불법사항이 확인됐고 현재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며 "감사 종료 후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고무줄 감사를 하고 뭔가 나오라는 식으로 '기우제식' 감사를 한다"며 "이번에도 (결과가) 안 나온다면 또 연장할지 모르겠지만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