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무역수지가 악화되면 원화 절하에 따른 환차손 우려로 국내 증시 투자매력도가 저하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올해 4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로 인해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져 외국인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1일 '무역수지가 외국인 주식 매매행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이 무역수지가 감소하면 국내 외화 유입이 줄어들어 원화가치 절하(원달러 환율상승)로 이어진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실제 최근 3년(2019년8월~2022년8월)간 무역수지와 환율간 추이를 보면 무역수지가 증가할수록 원화는 절상되고, 무역수지가 감소할수록 원화는 절하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8월 무역수지는 15억8000만 달러 흑자에서, 올해 8월 마이넛스(-)94억9000만억 달러의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월 평균)은 작년 8월 1161.1원에서 올해 8월 1320.4원으로 159.3원 급등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이 2004년 1월~2022년 7월 월간 자료를 토대로 무역수지 적자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매 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특정 월에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그 다음 달에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순매도할 확률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때보다 평균적으로 28.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분석모형을 토대로 예측한 2022년 9월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확률은 75.6%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고 했다.
최근 무역수지 악화의 주된 원인은 높은 국제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인해 수입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큰 폭 둔화된 데 있다. 실제 2022년 8월 중 수출·수입 증가율 격차는 21.6% 포인트를 기록해 지난 1년간(2021년8월~2022년8월)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제원자재 가격변동의 영향을 완화하는 한편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게 한경연의 지적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주5), 무역수지를 관리하는 것은 실물경제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물류애로 해소 등 공급망 안정에 노력하는 한편, 무역금융 확대, R&D 세제지원 강화, 규제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지원 등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