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공공임대 주택 관련 예산 1/4 삭감'
이재명 "비정한 예산안"
박홍근 "말 따로 행동 따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둘러보며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며 한 말이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하지만 중산층과 서민의 소비 여력을 늘리고 골목상권을 살리는 지역화폐 예산은 전액 삭감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씀은 예산 삭감을 모르고 한 말입니까, 아니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기만이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공공임대 주택 관련 예산도 마찬가지"라며 "불과 3주 전에 윤 대통령은 집중호우 사망 피해에 '죄송한 마음'이라며 취약계층 지원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침수피해 사망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돌아갔. 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 관련 예산은 전체의 4분의 1이 삭감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반지하나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비극을 어떻게 막겠다는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당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정부의 예산안을 보면 참 비정한 예산안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하방 주거 문제 때문에 얼마 전에 어려운 상황을 겪으신 것을 봤다"고 상기시키면서 "서민들의 주거를 해결하기 위한 영구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5조 6천억 원이나 삭감했다는 안을 보고 참으로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탄식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챙기고, 소외된 지역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고통을 겪는 우리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바로 정치가 아니겠느냐"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와 협의는 하되 이런 사각지대가 발생하거나 잘못된 정책결정, 예산결정이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정부 여당의 이중플레이가 어김없이 증명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틀 전 대통령은 '나랏빚이 1천조 원에 육박하지만,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쓸 땐 확실하게 쓰겠다'고 호언장담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나 그 다음날 내놓은 예산안에는 정작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예산이 대폭 잘려나갔다"며 "노인·청년 일자리 예산을 줄일 대로 줄였고, 골목상권 활성화로 소상공인과 지역경제에 버팀목이 됐던 지역화폐 예산은 모조리 삭감해버렸으며, 산업과 벤처 예산도 대폭 줄어,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 어려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계에서는 '마치 길에 내팽개쳐진 느낌'이라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복합위기이 충격은 취약계층에게 가장 치명적"이라고 짚으며 "정부여당은 경제 무능으로 가중되고 있는 민생현장의 고통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예산 정책을 대폭 수정보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보건복지 예산을 108조 9918억원으로 편성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은 내년도 정부 전체 예산 639조원의 17.0%에 해당한다.
고득영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정부의 예산 편성방향이 확장에서 건전재정 기조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 재정규모는 예년보다 확대 편성했다"며 "재정지출을 줄이더라도 우리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