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판 이후, 당 안팎서 조심하라는 이야기 들어...尹대통령도 사람이라 희로애락 있을 것"
"내 비판으로 이준석 징계 결정? 무리한 해석, 쓴소리 전후에도 당정 상황 달라진 것 없어"
"화합 불가능하면 최후의 최후에는 당과 대통령 지키는 길 선택하는 게 맞아"
"이준석, 국민의힘은 돌아와야 할 집...강대강의 갈등보다 화합과 통합의 길을 쫓아야"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과 이준석 대표 [사진=연합뉴스]
박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항상 강조하는 게 무한자유와 무한책임이다. 제가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대변인이고, 최초의 일이기 때문에 이 대표가 콘테스트의 권위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다만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지면된다고 강조했다"며 "저희는 그런 기조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어떤 지시를 받고 움직이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박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전 정권 장관' 관련 발언을 공개 비판하자 이로 인해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는 내용을 다룬 언론 칼럼에 대해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며 "저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제 그 철학은 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고 꺠지지 않은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尹 대통령, 참을 '인'(忍)자 세 번만 쓰길'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칼럼에는 대통령·여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세와 관련해 경제위기 상황에서 여권이 내부 권력투쟁에만 골몰하는 탓이라고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박 대변인의 지난달 5일자 논평이 내홍의 발단이 됐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분노가 클 것이라고 짐작돼 주변에 물어봤더니 사실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기자들에게 '몇몇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실인사, 인사 실패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답변했다. 이에 박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로부터 입장을 전달받은 바 있나’라는 질문에 "직접적인 건 아니고 당정에서는 또 용산 관계자들과의 관계도 있으니까 당 안팎에서 들려오는 말들로는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조심하는 게 좋다', 사실 그 정도 이야기를 들었고 대표실을 통해선 좀 항의가 있었단 건 익히 몇 번 말씀을 드렸다"면서 "대통령도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희로애락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서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자파동이 터진 시점에서 저는 여전히 대변인이었고, 그런데 또 ‘당은 잘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시더라"며 "제가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사적채용 국면에서는 고민정 의원과 큰 설전이 있었는데 그때는 국면 전환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비판이 이 대표 징계 결정의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했나란 일각의 해석에 "합리적인 해석은 아닌 것 같다. 제가 쓴소리를 하기 전후 이 대표의 태도나 당정 상황이 달라진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대통령께서 곤혹스러우실 수 있는 무리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또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갈등에 대해 "저는 기본적으로 화합이 좋다는 입장이다. 물론 의지가 필요한 일이지만 여전히 그 가능성이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화합이) 불가능하다라고 했을 때 최후의 최후에는 당과 대통령을 지키는 길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부분에서의 관점"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표를 향해선 "제 바람을 말씀드리면 결국 식구들끼리의 싸움이다. 국민의힘은 돌아와야 할 집이며, 같이 해야 될 동지들"이라며 "강대강의 갈등으로 가기보다는 화합과 통합의 길을 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