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뒷전' 여야.... 세비 받을 자격 있나?

여야 모두 '내로남불'... 지켜보는 민심은 '한숨'만 나와

국회 1년 예산 약 7천억원... 의원 세비론 하루 약 1억원 지출

네티즌들 "세비 반납하든지 싫으면 밥값이라도 좀 해라" 질타

20일 본회의,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구성에 관심 집중

"진짜 국민들 심정과 힘든 삶을 생각한다면 뭐가 최선인지 잘 생각해라"
"세비를 반납하든지 그게 싫으면 밥값이라도 좀 해라"

현재 국회 공전 상황을 두고 네티즌들이 국회의원들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하는 얘기다. 국회가 일 하지 않고 놀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표출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얼굴을 마주하고 협상에 임한 것은 21대 국회 전반기 회기 마지막 날이자 여야 합의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했던 지난 5월 29일이 마지막이었다. 국회는 이날 이후 현재까지 52일간 원 구성도 못 한 채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세비는 고스란히 지급됐다. 일반기업이었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이지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과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우리경제가 절체절명의 위기로 치받고 있는 양상인데 정치권은 마냥 당리당략에 빠져 힘겨루기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심지어 '국회 해산 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국회를 보는 국민의 눈이 곱지 않다는 방증이지만 여야는 무감각한 상태다.

삼권분립 국가에서 사법부, 행정부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견제해야 할 입법부 기능이 정지되며 공전의 시간이 마냥 길어지고 있다.

신(新)냉전체제와 신(新)3고 시대 도래로 우리 경제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양상이다.

국회 공전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삶과 민생경제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민생법안 심의·처리는 고사하고 장관 등 주요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조차 진행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은 여야 모두 깊이 반성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여야 어느 한 당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고 정치 자체를 혐오하게 된다는 점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 김진표 의장 주재로 회동... 20일 본회의 열기로 합의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여야가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민생특위)' 구성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20일과 21일 이틀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25∼27일에는 대정부질문을 진행하기로도 합의했다. 아직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한 원 구성 협상은 오는 21일까지 마무리하도록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권성동·박홍근 여야 원내대표가 18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이제부터라도 원만한 국정 수행을 위해 여야가 이전투구가 아닌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가 닫혀있던 국회의 문을 열고 본회의를 개최해 '민생특위' 구성 등 시급한 현안을 논의하기 머리를 맞대기로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법사위원장 등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여야 입장차가 첨예했기 때문이다. 양당은 한 달 넘게 실무협상에 임했지만 여전히 큰 입장차를 보여왔다.

결국 법사위원장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간의 힘겨루기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쪽도 현재로서는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앞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물꼬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삭제, 사개특위 정상화, 검수완박 소 취하 등 민주당의 요구 조건들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마주 앉는다고 해도 실질적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서로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하면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국회 원 구성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는 여야 모두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한심스럽다'일 것이다.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아무런 기대가 되질 않네... 이 따위를 하려고 그동안 그렇게 으르렁 거리고 시간만 보낸 거냐? 정말 노답이다"라고 여야 싸잡아 질타했다.

국민들 "세비 반납해라" 질타... 국회 1년 예산 7천억원

여야 늘 민생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은 다르다. 현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고통 받고 있고, 3고(고유가·고물가·고환율)로 민생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정치권은 마냥 '헤게모니(주도권) 싸움'에만 열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이 일 잘하라고 뽑은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업무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의원들은 지난달 20일에 이어 이달 20일에도 일인당 평균 1300만원에 가까운 국회의원 수당, 이른바 세비를 받아갈 예정이다. 300명 국회의원의 세비로 하루에 1억원이 넘는 예산이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국회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전년도(2021년) 국회 예산은 7천53억원이고, 올해 예산은 7천3억원이다. 전년도 기준 국회의원 1인당 약 23억5천만원, 올해 기준으로는 23억3천만원(의원 수 300명 기준)이다.

물론 국회의원을 포함 국회 운영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이 모두 포함된 예산이기는 하지만, 핵심은 국회의원 1명에게 지출되는 세비가 막대하다는 점이다. 국회가 운영을 못한 기간만큼 세비를 반납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이유다.

여야가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핵심 쟁점사안에 대한 간극을 좁힌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히 20일 본회의를 열고 '민생특위' 구성을 논의하고 원 구성 합의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점은 환영받을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이 합의하기로 하고서 또다시 원 구성 등을 놓고 '힘겨루기'로 일관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음은 자명한 일이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일괄 타결'하기로 잠정 합의를 하면서도 막판 쟁점인 '과방위-행안위 배분' 등에서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사개특위 운영' 잠정 합의도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또다시 '국회 공전'이 이어질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