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적자 지속 시 해당사업 구조조정 가능토록 제도 구축해야”

실손의료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기존 계약만 관리하는 보험회사의 경우 계약이전, 기업분할과 같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국내 실손보험의 선제적 구조조정 방안 마련을 위해 법률제도, 시장기반, 지원정책의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10일 발표한 ‘미국 장기요양보험 사례가 국내 실손의료보험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실손보험의 경우 손해율의 급증으로 인해 일부 보험사가 판매를 중단하는 등 지속성 측면에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100%를 상회했고 2021년 상반기에도 132.3%를 기록했다. 작년 3월까지 손해보험회사 3곳(AXA손보, ACE손보, AIG손보)과 생명보험회사 9곳(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DB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ABL생명)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보고서는 미국의 장기요양보험(Long-Term Care Insurance) 구조조정 사례 분석을 참고해서 국내 실손보험 위기 극복을 위한 장기과제를 도출했다.

보고서는 먼저 보험사의 건전성 제고뿐 아니라 소비자의 실손보험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2000년 초반에는 보험사의 건전성이 주요 이슈였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보험사의 건전성뿐 아니라 소비자의 수용성도 주요 이슈가 되었다는 것이다.

국내 실손보험의 경우 도입 초기에는 주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한 수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최근에는 보험사의 건전성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미국 장기요양보험 사례를 참고해볼 때 향후에는 보험사의 건전성과 소비자의 수용성이 모두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실손보험 사업의 적자가 지속될 경우 해당 사업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미보험감독관협의회(NAIC: National Association of Insurance Commissioners) 구조조정 작업반에서는 장기요양보험 구조조정과 관련해 사후적 구조조정 제도인 보험계약자 보호제도와 함께 계약이전이나 기업분할과 같은 사전적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어 실손보험의 건전성과 수용성 제고에 한계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공보험인 국민건강보험과 민영건강보험 간 역할 재정립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민영 장기요양보험의 건전성과 수용성 제고 노력과 함께 민영 장기요양보험 이외의 다른 파이낸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