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자료 삭제해도 메인서버에 남는다"
하태경 "국정원이 자료 없다고 한 퍼즐 풀렸다"
◆…국가정보원은 6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탈북어민 북송사건'과 관련해 각각 박지원·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이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자신을 고발한 것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2021년 2월 당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서해상에서 북한에 사살된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에 대한 '월북설'을 뒤집는 첩보 보고서(SI자료)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국정원에 고발당한 데 대해 "제가 삭제했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은 메인서버에 남는다"며 "(삭제 지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박 전 원장은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모든 첩보, SI 문서는 국정원이 생산하지 않고 공유할 뿐"이고 "(원자료가 남아 있는) 공유문서에서 삭제해도 메인서버에 남는다"며 원자료 삭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을 언급하며 "하 의원이 '(2020년) 9월 21일 이 사건이 발생한 후 22, 23, 24일 (관련 자료를) 국정원에 물었더니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 보니까 삭제를 지시하고 했다'(고 한다)"며 "SI 첩보는 비록 정보위원이어도 (공유) 안 해야 하는 것이다. (정보위원이어도) 할 수 없어서 우리는 모른다고 한다"고 했다.
박 전 원장은 '이대준 씨가 대한민국 공무원인데 나를 구조해 달라고 말한 부분이 SI 자료에 써 있다고 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국방위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 그 해수부 공무원이 관등성명을 북한에 얘기한 건 사실이다. 저도 그 얘기했다"면서 "(내가) 얘기하고 왜 삭제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 것만 삭제하면 눈 가리고 아웅이다. 국가기관이 갖고 있고 국정원 메인서버에 있는데 그런 바보짓을 하겠는가"라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 국정원 직원들이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하 의원은 박 전 원장이 자신의 인터뷰 발언을 정보위에서의 발언으로 착각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하 의원은 "제가 이번 해수부공무원 TF 위원장을 맡고 나서 지난주에 국정원에 '2020년 9월 21일 사건 발생 직후 22, 23, 24 관련 자료가 국정원에 있을 테니 나에게 보고해달라'고 질의했다. 그랬더니 국정원에서는 '22, 23, 24일 일자의 자료는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제가 이번 해수부공무원 TF 위원장을 맡고 나서 지난주에 국정원에 '2020년 9월 21일 사건 발생 직후 22, 23, 24 관련 자료가 국정원에 있을 테니 나에게 보고해달라'고 질의했다. 그랬더니 국정원에서는 '22, 23, 24일 일자의 자료는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의 업무가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인데 어떻게 자료가 없을 수 있느냐'고 저는 따졌고 국정원은 묵묵부답이었다"면서 "그런데 이번 국정원에서 박 전 원장을 자료 삭제 혐의로 고발한 뉴스를 보니 그때(지난주) 국정원이 자료가 없다고 한 퍼즐이 풀렸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이 내용을 제가 2020년 당시 박 전 원장에게 물었고 자신이 자료가 없다고 답변했다는 식으로 착각해 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