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코인마켓캡
가상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Decrypt)와 인터뷰한 상당수 전문가는 이번 약세장이 2017년 12월 시작된 수렁보다 훨씬 나쁠 수 있으며 아편에 취한 것 같은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고 비유했다.
가상화폐, 특히 비트코인은 미국 주식시장과 밀접한 관련 하에서 동조하는 현상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에 침체에서 한동안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시장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약세장은 언제까지 이어지고 얼마나 더 악화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이와 관련 매체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최악의 상황은 아직 멀었다’라는 것이다.
현 약세의 기저에는 인플레이션이 깔려있으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인 동시에 당국은 금리를 올려 이를 통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난주 미 FED(연준)는 1994년 이후 최대폭인 0.75%의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올해 말에 추가적인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금리가 높으면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렵고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지므로 주식이나 가상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줄어든다.
이제 투자자와 전문가들은 주식과 비트코인을 동일 선상의 위험자산으로 간주하고 있고 함께 폭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위험자산과의 높은 상관관계는 2018년의 약세장과 구별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 애널리스트는 “FED의 시장에 대한 개입 가능성이 줄어들거나 과거처럼 금리를 낮추면 도움이 되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시장에 투매가 발생하고 시장이 필요로 한다는 요구가 있으면 연준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선거의 주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연준이 경기와 주식시장 침체를 외면하지는 않겠지만 선거가 더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진퇴양난의 상황(수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시장은 연준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 과정은 아편을 끊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고 험난한 길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개인용 비트코인 채굴기 LSJ Ops의 공동 설립자인 스콧 노리스(Scott Norris)는 비트코인이 1,418만 원(1만1천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움직이거나 심지어 인플레이션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조차 매우 느리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를 사는 많은 성인 인구는 뱅크런(인출사태)을 경험한 적이 없었지만 지금 가상화폐와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참을 수 없는 최대의 고통이 임박하고 있음에도 각국의 정부들은 구제금융 대신 법률안만 남발하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분석회사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매크로 온체인 수석분석가인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비트코인이 약 2,064만 원(1만6천 달러)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며 “연준이 2020년 3월 팬데믹에 따른 공격적 유동성 공급정책으로 인해 폭락을 모면했으나 이번에는 정반대다”라고 진단했다.
트레이더이자 분석가인 알렉스 크루거(Alex Kruger)는 연준이 강력한 금리 인상을 통해 자산가격을 떨어뜨리려는 매파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 S&P500이 올해 말에 바닥을 칠 수 있으며 비트코인도 유사한 경로로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투더블록(IntoTheBlock)의 연구책임자인 루카스 아우투무로(Lucas Outumuro)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전통적 기술 회사와 작동방식은 다르지만 이러한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 유형 사이에 교차점이 있기 때문에 기술주식과 같은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건은 거시적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가격이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