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장보기가 무섭다’ 괜한 엄살 아냐"
"물가민생안정특위 발족, 경제 전문가 및 민생 현장의 목소리 청취해 정부에 요구"
"다수당 민주당 협조 있어야 추가 유류세 인하 등 국회 법 개정"
류성걸 "시행령 개정 통해 유류세 인하 방안 정부와 협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물가·민생안정 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BS방송화면 갈무리]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가 16일 첫 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및 할당관세 추가 확대 등 미시적 대책을 내놓았으나 물가 폭등에 대응하기 위한 뚜렷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첫 회의에서 논의된 유류세와 할당관세 등 조정을 통한 물가 안정 방안을 정부 측과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에서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은 괜한 엄살이 아니다"라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민생의 어려움을 직접 챙기기 위해 오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대비 5.4%포인트 상승했고, 수입물가는 36.3%나 올랐다고 한다"며 "고금리‧고유가·고환율 등 3고 (상황)인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돌입해 추가 금리 인상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정권 탈원전 정책의 결과로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현실이다. 대내외적으로 비상한 경제위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우리 당은 어제 당정협의회를 통해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취약해진 우리 경제 체질을 일순간에 바꾸기 어려울 뿐더러 새 정부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지난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부동산세 부담 완화, 민간 활력을 높이기 위한 법인세 인하, 고유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추가 유류세 인하 조치 등 모두 (국회)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없다면 개혁 입법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시행령마저 통제하겠다며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국회에 발목 잡혀 제대로 일하지 못할까 매우 우려스럽다.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국회의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국민께 송구하다"며 "특위를 중심으로 경제 전문가 및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정부에 요구할 것을 요구하고, 국회가 입법적으로 뒷받침할 것들은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특위 위원장을 맡은 류성걸 의원은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긴 터널의 끝에 다다랐나 싶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등 영향으로 인해 공급 측면에 상당한 충격이 와서 전 세계가 저성장, 고물가의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OECD는 금년도 세계 경제 전망을 작년 대비 1.5%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 8.6% 상승해서 41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유럽 역시 25년 만에 8.1%의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전 세계가 최악의 경제 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쌓여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를 기록해서 13년 9개월 만에 최대 폭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해외 주요 국가들이 8%를 상위하는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데에 비해 낮은 상승률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제까지의 증가율에 비해서는 굉장히 큰 폭의 상승률"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지 모른다는 예측과 거기에 따라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걱정들이 굉장히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자 정부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미 강행한 바가 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민들이 유류세 인하 조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며 "이에 관련된 사항은 특위에서 충분히 논의해 보도록 하고, 관세 관련돼서도 할당 관세 부분에 대해서 이미 조치를 취해 놓은 부분이 있지만 세부적으로 품목을 늘린다든지 하는 사항들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행 교통·에너지·환경 세법의 유류세와 관련해 "3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현재 시행령에는 휘발유 세율을 리터당 370원으로 하고 있어서 추가로 333원으로까지 할 수 있어서, 37원 추가 (인하)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유는 현재 리터당 세율이 340원인데 시행령에는 263원이라, 이것을 30% 세율, 법정세율에 따르면 238원으로 할 수 있다"며 "시행령 개정으로 유류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14개 할당관세 품목에 대해 추가로 품목과 쿼터를 늘릴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검토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할당관세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낮춰주는 제도다.
물가민생안정특위는 재선의 류 위원장과 정운천 의원, 초선의 박수영 박정하 배준영 서일준 이인선 조은희 최승재 국회의원 9명과 외부 전문가 6명 등 총 15명 규모로 꾸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