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당대표 인물 배제 안돼, 친명·친문 논쟁에 갇힌 것"

이광재 전 의원이 민주당 차기 당대표에 이재명, 전해철, 홍영표 의원의 불출마를 제안하며 70년대생 세대교체론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일면 타당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인위적인 인물 배제는 여전히 친명(친이재명), 친문(친문재인) 논쟁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광재 의원의 우려와 이런 진단에 대해 일면 타당한 면이 있다. 자칫 이번 전당대회가 친문·친명간 결사투쟁의 장이 벌어지면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인물 배제 주장은 새로운 대안을 더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친명·친문 논쟁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한편에 있다"며 "대신 당당하게 문재인 정부 5년, 그리고 민주당 180석 이후에 2년 동안 민생과 개혁 노선에 대한 평가와 자기만의 분명한 대안을 말할 수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것을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를 통한 계파 갈등 종식을 명분으로 '70년대생 주역론'이 떠오르고 있다.

앞서 이광재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70~80년대생들이 전면에 나설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세 사람이 출마하지 않으면 젊은 층의 공간이 열린다"고 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지난 13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전당대회 역시 70년대생 의원으로 재편해야 당의 혁신과 쇄신이 가능하다"며 "지금 민주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 주역이 70년대생이 되길 바란다. 그 물꼬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70년대생 의원들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면 민주당은 역동성을 얻을 것"이라고 세대교체 의견에 힘을 보탰다.

이어 우 의원은 "민생과 개혁 노선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자기만의 분명한 대안 이런 걸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점들을 간과하고 586용퇴하라, 70년대 이하로 하자, 이렇게 세대 간의 문제로 본다거나 사람 논쟁으로 진행된다면, 국민이 보기에 우리가 제대로 반성하고 거듭 나는 민주당으로 인정해주실 것인가 이런 점들에 대해서 저는 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의 계파 해체 주장에 대해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않고 계파탄압 하면서 화장발만 고치는 꼴"이라면서 "결국 나도 없앨 테니까 너도 없애라고 하는 남탓용 면피용"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계파 해체를 주장하려면 계파 안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당의 가치와 노선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이 뭐가 있는지를 (논의해야 하는데) 논의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민주당 계파투쟁에 신물이 나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정당 구성원이라고 해도 가치와 노선이 다 같을 수는 없고, 같다고 해도 실천 방식과 대안 설정이 다양하다"며 "그것에 따라 이합집산으로 가는 것이 자연스럽고 상호경쟁 속에서 당이 발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4.0, 민평련, 더미래, 처럼회 이것을 해체하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오히려 이런 활동들이 자기 본래의 모습을 상실해 가는 것 아니냐(고 본다)"며 "이럴 때 각자 노선에 맞는 평가를 제출하면서 건설적인 위기 극복 대안을 내놓고 그것을 토론하고, 그래서 땅을 제대로 다져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계파프레임이 가동하는 이유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종의 견제 차원에서 나온 건가’라는 지적에 "남 탓 아닌가. ‘내 잘못보다는 너네 잘못’이라는 이 얘기를 더 많이 하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문제는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그 위기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못하고 설계도대로 집을 짓는데 열심히 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