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승소한 변호사를 왜 해임할까?… 의문 제기
해임 이유도 옹색, 해임 '무효' 주장도 나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월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 참석을 위해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법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받은 징계 취소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부 소속 이옥형 변호사를 카카오톡으로 해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옥형 변호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시절 법무부 변호인단에 합류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당시 징계소송 사건을 대리해 왔다.
그런데 법무부는 지난 3일 이옥형 변호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법무부 대리인에서 해임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임 이유도 이옥형 변호사가 법무부 법무실장을 맡고 있는 이상갑 실장의 친동생이라며 사적 이해관계로 인한 공정한 직무수행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법무부에 서면에 의한 정식 해임 절차를 밟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신장식 변호사는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카톡에 의한 해고는 효력이 없다"면서 "실제 해임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판단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징계사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옥형 변호사의 해임을 위해서는 법무부장관 명의의 정식 해임 통지서를 보내야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옥형 변호사의 해임에 대해서도 명분이 옹색하다는 지적이다. 1심 소송에서 법무부를 대리해 징계 취소소송을 승소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적 이해관계'를 이유로 무리하게 해임하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신장식 변호사는 "이상갑 법무실장과 형제라서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래서 국민들이 둘 사이가 상대방 관계인줄 아는데, 그게 아니라 같은 편에서 소송을 수행하는 거라서 오히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며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지열 변호사 역시 "소송에서 승소한 변호사를 항소심에서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바꾼 것"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다른 변호사는 민법의 법리해석에 따라 이 변호사에 대한 해임이 무효라는 주장도 있다고 전했다.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 맞서 소송을 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고 맞설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한 장관이 이 변호사를 해임한 행위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법무부는 "아직 정식 서면을 통해 통보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이 변호사에 대한 해임 통보를) 할 예정"이며 "새 변호사 선임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민주당의 최강욱 의원이 '이해충돌'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징계 소송을 지휘하는 당사자가 사건의 핵심 이해관계자가 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던 것이 현실화되면서 법무부의 행보가 꼬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