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정보관리단, 검사 포함 20여명 법무부 직속으로 증원
윤건영 의원 "법적 근거 따져 볼 필요 있어"
이병군 전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부 인사 검증 권한 행사, 위법 소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법무부는 24일 공직자 인사 검증을 맡을 인사정보관리단장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 공고를 관보에 게시했다.
이날 게시된 공고에는 "법무부장관이 인사혁신처장에게서 위탁받는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인사 정보의 수집ㆍ관리 사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장관 밑에 인사정보관리단장을 신설하고, 이에 필요한 인력 20명을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필요한 인력을 증원하는 내용의 직제를 다음 달 개정하고 단장을 보좌할 인사정보1·2담당관을 신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사정보관리단장은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으로 보하도록 돼 있다.
개정령 입법예고에는 단장 밑에 검사 3명, 3~4급 1명, 4~5급 4명, 5급 4명, 7급 3명, 8급 1명, 9급 1명과 경정 2명 등 20여명을 증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에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면서 해당 업무를 법무부와 경찰에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전국 검찰청을 지휘하는 법무부가 인사검증을 통한 정보 기능까지 손에 쥐게 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시민사회에서는 조선시대 3부를 한동훈 법무장관이 한 손에 틀어쥐게 되는 꼴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던 이병군 변호사는 최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인사검증은 인사혁신처장의 권한"이라며 "법령 개정 없이 법무부가 인사 검증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국가공무원법 19조3에 따르면 인사혁신처장은 선거로 취임하는 경우를 제외한 공직후보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직후보자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20조에는 권한의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다른 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령인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규정' 10조의2는 인사혁신처장이 대통령이 임명·위촉하는 직위에 대해 정보 수집·관리 권한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권한은 당초 인사혁신처장에게만 부여돼 있고, 대통령령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후보자에 한해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법령에 따라 권한을 위탁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법무부장관이 인사혁신처장의 권한을 위탁받으려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는 23일 인사혁신처에 확인한 결과 "인사검증 권한을 법무부로 이관하려면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 역시 최근 한 라디오 출연해 인사검증 업무의 법무부 이관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며 "인사검증은 법으로 위임받은 기관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동훈 법무부장관 직속으로 인사검증 기관을 신설하는 문제는 법적 근거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