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특별사면 요청 있지만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 몫" 강조
"인사 관련 때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평가 받았다... 송구스럽게 생각해"
"5월 9일 18시에 靑 퇴근... 마지막 밤 靑내에서 보내지 않는 것 불편하지 않아"
"퇴임 후 평범하게 지낼 것... 盧처럼 찾아온 사람들 만나는 일정 잡지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단 초청행사를 가진 자리에서 퇴임 마지막 특별사면 계획 여부에 대한 질문에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결코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특권은 아니다"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퇴임을 앞두고 청와대 경내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 행사'에서 다음달 8일 '부처님 오신날(석가탄신일)'을 맞아 임기 내 마지막 특사를 생각하고 있냐는 물음에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특권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면은 사법정의와 부딪힐 수 있어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에 대한 사면이 사법정의를 보완할지, 혹은 부딪힐 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 몫"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늘은 이렇게 원론적으로 답변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답변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종교계를 포함 각계에서 동반사면 요청을 하고 있는 데 대해 일단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며 국민 여론이 수긍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면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기용을 후회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인사와 관련해 때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그것이 이번 선거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과거 조국 전 장관에 대해 ‘마음에 빚이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엔 "이미 여러 차례 드렸던 말씀"이라면서 "공개적으로 드렸던 것 외에 추가할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은 나중에 회고록에서나 해야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웃으면서 답변을 넘겼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밤을 청와대 밖에서 묵어야 하는 데 대해선 "저는 5월 9일 18시, 업무를 마치는 퇴근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이라면서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보내고, 다음날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에 KTX로 지방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새 대통령 취임하는 날 아침까지 청와대에 머물다 취임식에 참석하러 나가면서 떠난 점에 대해서 "그것은 마지막 날 밤 청와대에 있는 것이 좋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라며 "청와대에 새 대통령의 팀들이 입성할 때까지는 현실적으로 몇 시간의 공백이 있는 거다. 말하자면 노 대통령은 초과 근무로 그 시간까지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계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은 또 다른 곳에 가서 직무를 할 계획이고, 바로 또 그날부터 개방을 한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좀 담담하게 이것을 봐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신구 정권 간의 무슨 갈등,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 주기를 당부드린다"며 "저는 언론이 왜 ‘갈등’이라는 말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에 대해선 "그냥 평범한 시민, 평범한 국민으로서 가고 싶은데 가보고, 먹고 싶은 데 있으면 찾아가서 먹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여러 가지 그냥 보통 사람처럼 살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퇴임하면 제가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특별히 무슨 은둔생활을 하겠다 그런 뜻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다만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을 끄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런 뜻"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에 한 번씩은 시골까지 찾아온 분들이 고마워서 그분들과 인사하는 그런 시간을 가졌었는데, 저는 그렇게는 안 할 생각"이라며 "그냥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특별히 일부러 그런 시간을, 일정을 잡지는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지지자들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찾아오더라도 집단적으로 만나지 않을 것임을 밝힌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