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장관 후보자, '노조탄압·교비횡령한 前 총장' 명예교수 임명 강행

전 총장은 '노조파괴 전문가'를 외대 로스쿨 겸임교수로 영입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 재임 당시, 노조탄압과 교비횡령 등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녀 특혜 의혹에 이어 파장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을 강행한 이유를 묻고 싶다"며 김인철 후보자에 대해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직격했다.

박 전 총장은 지난 2006년 단체협약을 선제적으로 해지하며 교직원노조 탄압에 나섰으며,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와 해고를 잇따라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 패소 비용 약 12억원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조성되는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전 총장은 이 과정에서 본인의 노조 파괴·탄압 행위를 변호하고자 태평양 등과 같은 대형 로펌을 선임하였고, 심지어 노조 파괴에 악명이 높았던 '창조컨설팅'을 고용했으며, 이후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를 한국외대 로스쿨 겸임교수로 앉히기도 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박 의원은 "박 전 총장은 업무상 횡령·사립학교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으며,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고, 대법원은 박 전 총장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이러한 박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등 학내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인철 후보자가 총장으로 있던 한국외대 측은 오히려 학생회 대표자들을 '업무방해 및 학교질서 혼란 야기', '학교의 명예 실추' 등으로 징계했으며, 김인철 총장은 교수협의회에 보낸 서신에 '전임총장의 교비횡령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총장 업무수행 상 학교법인을 위한 변호사 비용으로 불가피하게 교비를 일시 지출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인철 총장은 학생회 회장단에게 보내는 서신에도 "과거는 뒤로하고 앞날을 향해 다 함께 손잡고 나아가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며, "사실상 노조탄압과 그로 인한 교비횡령을 벌인 전 총장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교비 횡령으로 1심, 2심 및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된 전 총장을 학생과 교직원들이 반대하는데도 명예교수로 임명 강행한 이유를 묻고 싶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적 대화를 탄압하고 교비를 횡령한 사학 인사를 옹호했던 후보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교육부장관 인사를 통해 비리사학을 운영하며 각종 전횡으로 퇴출당한 임원들이 조용히 복귀하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하면서 "김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대학의 노조 탄압과 총장의 교비 횡령, 그리고 비리 사학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박 전 총장이 교대 노조탄압 당시 고용한 '창조컨설팅'은 노조파괴로 악명이 높은 노무법인이라며, 창조컨설팅의 심종두 대표 등은 기업과 노사관계 컨설팅 계약을 맺고 여러 사업장의 노사분규에 개입해 노조를 무력화 해준 혐의로 2015년 기소됐으며, 2018년 법정구속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