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측 "새 정부 출범 기대심리로 집값 올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15일 부동산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대해 "새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심리와 봄 이사철 수요가 작용하면서 부동산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정례브리핑을 통해 '윤 당선인의 당선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집값을 잡기 위한 250만호 공급 계획은 언제 나오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배 대변인은 이어 "부동산 문제는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인수위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28번의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책이 정돈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많은 고통을 겼었기에 당선인과 인수위 측은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적절히 대응하고 민생에 차질이 없도록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안들은 정책을 통해서 인수위 차원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면서 다시 서울의 집값이 들썩이자, 인수위원회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수위는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뒤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1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내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지나친 규제 완화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로 악용될 수 있다"며 "잘못된 가격 신호로 갈 수 있는 규제 완화나 공급은 윤석열 정부의 미래 청사진에는 없다"고 말했다.

인수위 측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추진 움직임에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자칫 급격한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대선 이후 서울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2억~3억원이나 오르고, 신고가 경신 사례가 잇따르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인수위 안팎에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신중론도 제기됐다.

강남 재건축 단지 집값 상승세 여파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된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규제 완화 신호가 또다시 집값 상승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셈이다.

앞서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2주째 보합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안정을 위한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공약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주택 공급 정책을 내놓은 뒤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래저래 한번 치솟은 집값을 잡기에는 신·구 어떤 정부의 정책으로도 '한방'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인 셈이다.

대권 야망을 가지고 있는 원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짧은 재임기간 중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루며 집값 상승세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