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검수완박, 질서 있게 철수하고 민생 법안 집중하는 길 있어"

"국민의 시선·정치적 환경 매우 어려워"

"법안 통과돼도 선거 지고, 실리 잃을까 걱정"

"방법과 시기는 충분히 더 논의해야"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우리 앞엔 두 개의 길이 있다"며 "하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질서 있게 철수하고 민생 법안에 집중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박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검찰 개혁 꼭 해야 한다. 국민들도 원하고 저도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국민의 시선과 정치적 환경이 매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른 길은 검찰 개혁을 강행하는 길이다. 문제는 강행을 하더라도 통과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정의당의 동참과 민주당 의원의 일치단결 없이 통과는 불가능한데 정의당이 공식적으로 반대했고 당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지방선거에 지고 실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정권 교체를 코앞에 두고 추진하는 바람에 이재명 고문과 문재인 정부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 분명히 해야 하지만, 방법과 시기는 충분히 더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의 광범위한 동의를 구하고, 검사의 권력 남용을 바로잡고 국가 수사권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공동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해선 "윤석열 당선인의 검찰 독재 공약도 막아내야 한다"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겠다, (검찰) 예산도 독립적으로 편성하겠다, 공수처를 개혁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 검찰의 공직자 수사 권한을 확대하겠다 이런 검찰 독재 공약을 민주당이 최전방에서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을 향해선 "검란이 시작됐다. 그런데 제 눈에는 검사들이 가진 돈과 권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욕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윤 당선인 대선 출마 자체가 검찰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었지만, 자신들의 돈과 권력을 지켜줄 것이란 기대에 역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게시판에 댓글 달기 전에 자기 눈 밖에 난 사람은 없는 죄도 만들고, 검사 식구들은 있는 죄도 없앴던 과거에 대한 반성문부터 올리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는 오늘 여러분께 다수 의견이 아닌 소수 의견을 말했다"며 "민주당의 쇄신과 대선 때 약속했던 통합정치 실현이라는 충정으로 누군가는 말을 해야 할 거 같아서 용기를 냈다. 이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박 위원장이 신중론 내지 속도조절론을 펼치자 의원석 사이에서는 "안 한다고 아예 말을 하는구먼"이라고 마뜩잖아하는 반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검찰·언론 개혁 법안에 대해 논의한 뒤,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