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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한자리씩…" 민간기업 재취업, 국세청 출신 최다

  • 보도 : 2022.03.30 13:15
  • 수정 : 2022.03.30 13:1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 관련 8개 부처 퇴직공직자 재취업 현황 발표

국세청, 5년 간 156명 중 120명 취업가능·승인 결정

민간기업 재취업 81명, 세무·회계법인 30명 등

경실련 "민관유착에 의한 재취업, 민간기업 방패막이용 재취업이 특징"

재취업 창구는 세정협의회와 세우회

조세일보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전경.
 
공직에서 퇴직한 후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이들의 수를 파악해 본 결과, 국세청 출신이 경제 관련 8개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산하 (사)경제정의연구소는 경제 관련 8개 부처(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국세청·금융감독원)의 퇴직공직자 재취업 현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경실련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세청의 경우 지난 5년여간(2016년~2021년 8월) 재취업심사를 받은 156명 중 120명이 취업가능·승인 결정을 받았다.

이들은 민간기업(81명)이나 세무·회계법인(30명)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는데, 민간기업 진출 인원은 경제 관련 8개 부처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금감원은 75명, 산자부 22명, 공정위 19명, 국토부 17명, 기재부 15명, 금융위 7명, 중기부 3명 순이다. 특히 세무·회계법인의 경우 지방국세청장급 퇴직공무원이 개업한 곳에서 전관영입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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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취업유형별 취업기관 현황 (경실련 제공)
 
취업기관 별로 보면 한국금융투자협회에 1명, 한국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각 1명이 취업했다. 맥서브, 삼구아이앤씨,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대한주정판매, 신한금융투자 등 민간기업에 81명, 세무법인 다솔, 세무법인 신승, 세무법인 세연, 세무법인 더택스, 광교세무법인 등 법무·회계·세무법인에 30명, 코레일테크, 청주시시설관리 공단 등에 6명이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 전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직위를 보면 고위공무원(3명)은 비상근감사, 대표이사, 사외이사 등으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4급(14명)은 부사장, 상임감사, 감사, 비상근감사, 사외이사, 비상임이사 등으로, 5급(9명은) 사외감사, 감사, 이사, 비상근감사, 팀장, 사외이사, 직원 등으로 취업했다.

6급(61명)은 부장, 경비, 책임, 사원, 상무, 전문위원, 팀장, 일용직, 사내변호사, 실장, 미화원, 상근감사, 본부이사, 비상무이사, 기간제근로자 등 다양한 경로로 취업했으며, 7급(31명)은 통번역전문인력, 운전기사, 차장, 전문위원, 사업부과장, 이사, 상무이사, 실장, 부장, 경비원, 과장, 사원, 미화파트, 전기정비보조원, 보일러기사, 사외이사, 차장 등으로 취업했다.

◆ 민관유착, 세무조사 방패막이…

경실련은 국세청 퇴직공무원 재취업의 특징으로, ▲민관유착에 의한 재취업과 ▲민간기업 방패막이용 재취업 등을 꼽았다.

경실련은 국세청 6~7급 출신들의 경우 세무법인의 전문위원이나 이사, 실장, 팀장, 부장급 실무자로 영입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 5개년 동안 다솔, 광교, 신승 순으로 가장 많은 전관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누적 기준으로는 광교, 이촌, 하나 순으로 가장 많은 전관을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국세청 출신 전관 보유 10위권 이내 주요 세무법인들은 최소 11명~최대 45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전체적으로는 총 250여 명 이상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실련은 "이들 세무법인의 경우 설립연도와 관계없이 전관의 영입에 따라 단기간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밖에도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으로 영입되는 경우도 일부 있었다. 국세청 출신들이 설립한 회계법인이거나 대형 로펌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민간기업 방패막이용' 재취업도 다수 발견된다고 밝혔다. 1972년 설립된 대한주정판매㈜를 예로 들며, 국세청의 관리·감독을 받는 민간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전통적으로 국세청 고위공무원 국장급(3급) 출신들이 해당 기업의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세무서장급(4급) 출신은 부사장과 감사, 전무로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삼강엠앤티, 대창단조, 성우종합건설, 하림지주 등은 국세청 출신을 영입해 세무조사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공기업에 재취업한 경우도 있었는데,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전기요금 인상 개편을 앞두고 대표이사의 누진제 완화에 따른 배임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자문 2팀을 만들고 국세청 6급 출신을 사내 변호사로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에만 민간기업 법인대표 및 임원 509명"

경실련은 퇴직 국세청 공무원들의 주요 재취업 창구로는 세정협의회와 세우회를 꼽았다.

경실련은 세정협의회에 대해 국세청 산하 지방세무서의 공식 로비 창구 역할을 해왔다면서 세정협의회는 지역 민간기업에 재취업한 국세청 출신 재취업자들과 지방세무서장 간의 민‧관 협력기구로서 퇴직자들과의 원만한 유관업무 관계를 유지하고자 지난 50여 년 동안 운영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간 지역에 재취업한 퇴직자들이 협의회 회원비 명목으로 고문료를 세무서장 등에게 지급하면서 업무상 로비 관계나 퇴직 후 재취업 자리로 운영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경실련의 지적이다.

경실련은 2021년 현재 전국에 129개 세무서별 세정협의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지역에만 509명의 국세청 퇴직자들이 민간기업 법인대표 및 임원 자격으로 지역 세무소와 유착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국정감사에서 세정협의회 운영과 관련해 지방세무서의 업무추진비나 공용차량이 퇴직자들에게 제공되거나 퇴직을 앞둔 세무서장의 퇴직금 명목으로 유용된다는 일부 제보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세정협의회 해체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우회는 국세청 공제회 성격의 단체로, 현직자들의 퇴직 후 생활안정과 복리증진, 상호 친목도모의 목적으로 1966년 설립됐다.

경실련은 세우회에 대해 지난 2008~2010년 국세청 출신 세무‧회계‧법무법인 출신 퇴직자들이 주축이 되어 대기업 감사나 과세 업무를 봐주기 위한 소통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주류관련 업종 재취업 창구로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공직자윤리법과 이해충돌방지법 등 관피아 방지를 위한 여러 법·제도 등이 마련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낙하산 인사 논란과 재취업 단골, 재벌 대기업 방패막이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법의 취지와 목적에서 벗어나 유명무실한 제도로 변질한 취업제한 제도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계속해서 요구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실태를 통해 관피아 실태를 알리고 정부에 근절방안 마련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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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경제부처 관피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경실련 관계자들. (사진 : 경실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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