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변호사 "윤 사법개혁 공약, 검찰 공화국 선언"

검찰 출신 오선희 변호사 "윤 사법개혁, 세계적·역사적으로도 전례 없는 사례"

검사 정의롭다는 관념, 윤석열 후보가 전형적인 모델

우리가 '선'이라는 독선적이고 독재사회에서나 가능한 발상, 위험해

오 변호사는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헌정사상 최고의 힘을 가진 권력기관을 만들겠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변호사는 "우리 역사상 비대한 검찰 때문에 문제가 있었던 과거 경험 때문에 만들어진 검찰의 정치적 독립성, 중립성 이 두 가지 균형추를 어떻게 맞출 것인지를 문재인 정부 들어 고민했었다"며 "그걸 완전히 뒤집어 엎어서 검사가 하면 뭐든 잘할 수 있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검사들은 왜 독수리오형제처럼 지구의 모든 일을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나"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회의원이든, 전직 대통령이든, 재벌이든 그 누구든지 우리가 수사할 수 있고, 무릎 꿇릴 수 있어, 그리고 이 모든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수 있고, 우리가 정의로워라는 관념이 강한 것 같다"며 "그 정점에 있는 것이 윤석열 후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특히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이라든지, 예산권, 인사권 등을 다 족쇄라고 생각하고, 이런 여러가지 통제수단을 불편하게 느끼면서, 왜 우리한테 뭐라고 하지? 우리한테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나쁜 사람들 아니야? 저 사람들 다 잡아와야 되는 것 아니야?' 이런 사고의 흐름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또 검사들은 수사할 때 내가 다 알고 있다는 함정에 빠진다며 "내가 다 알기 때문에 조사를 하고, 수사를 하고, 야단을 치고, 그래서 이 사람 나쁜 놈이니까 기소를 하고, 이 사람은 알고 보니 좋은 사람이니까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니까 불기소를 하고, 이런 법률적으로 허용된 결정권을 갖고 있다보니 내가 이것을 판단할 수 있고, 내가 정의롭다는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게 사회적으로 나의 위치에 대한 생각을 못하고, 독수리 오형제처럼 세상 모든 일을 내가 다 출동해서 내가 다 정리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는 "이런 생각이 독재적 아이디어"라며 "굉장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사의 폐쇄적인 문화에 대해서도 무서운 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엊그제 윤석열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한테 형님 이러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검사들끼리는 퇴직한 후에도 서로 누나, 언니, 형님 이렇게 부른다"며 "진짜 그 형님 문화, 폐쇄적인 문화를 만들고, 줄 세우기 문화를 만드는 근본적인 감정, 감성 이런 것이 있다"며 굉장히 무섭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법치, 사회적 룰 정하는 것… "윤 사법개혁, 이 통제 벗어던지겠다는 것"

오 변호사는 "법치라는 것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룰을 정하는 것인데, 그러면 사회적으로 해석되고 국민적으로 동의되는 방식의 법 해석, 집행, 이런 것이 필요한데, 지금 그 판단을 검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그 맥락인데 그걸 벗어던지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검찰의 예산권 독립 등은 최소한 거름망인데 이것조차도 필요없다고 하는 것"으로 거듭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사의 특활비가 사실상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그 특활비가 사실 어마어마한 돈이고, 사회적으로도 계속 문제가 됐다며 그러면 예산을 법무부에서 한 번 걸러주고, 나중에 한 번 다시 들여다보고 하는 거름망의 과정이 필요한데, 최소한의 거름망도 싫다는 거니까 이상하죠"라고 덧붙였다.

오 변호사(사법연수원 37기)는 검찰 출신으로 지난 2008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2017년 검찰을 나와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법무부 사법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2019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