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尹, 철학 파악 안돼... 정책연합 없는 단일화는 '권력 나누기'일 뿐"

"담판 통한 단일화는 권력연합 될 가능성 커... 정권 교체해도 그 이후가 문제"

"尹·安 철학부터 일치시키자는 것... 철학이 권력 간의 접착제 역할 할 것"

"인격적·도덕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공사 구분 못 하고 쉽게 무속에 빠져"

"安, 유세 버스서 2명 사망... 선거운동 전면 중단"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가 대선 최대의 변수로 떠올랐지만 후보들이 지난 15일 본격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단일화 협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의 정치철학 파악이 잘 안 된다면서 철학 자체보다도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겠다 하는 것이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철학자인 최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진행자가 '윤 후보의 정치 철학을 잘 좀 파악하셨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진행자가 '안 후보와 윤 후보의 철학은 조금 일치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러니까 (경선을 통해)그 철학부터 일치시키자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기자회견에서도 말했듯 혁신과제와 정책비전의 공통점을 찾아서 그걸 놓고 경선을 하자는 것인데, 왜 그러냐면 철학이 권력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권력 간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철학이나 정책의 비전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단일화만 하면 다시 권력 나누기가 된다"라며 "그건 오래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기한 이유에 대해선 "완주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사회적으로 너무 단일화 이슈가 커지니까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반응해야겠다' 그리고 또 '정권교체가 안 되면 안철수 책임이다' 이런 말도 있고 그래서 갑자기 그냥 '단일화하자' 이랬는데 상대방은 단일화할 의사가 없고 그래서 지금 좀 소강상태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 안 해도 이긴다 이렇게 생각하나'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내부 사정이야 제가 모르지만 그분들의(국민의힘) 태도를 볼 때 그렇게밖에 읽을 수 없다"라며 "아마 단일화 안 해도 이기니까 '권력을 왜 단일화해서 나눠 먹어. 우리끼리 다 먹자'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담판을 통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담판을 통해서 하는 단일화를 저희들이 왜 싫어하냐면 그거는 아마 권력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권력연합이 아니라 정책연합을 하고 싶은 것이다. 왜 그러냐면 단일화 이후에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정권교체 이후가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혼자 해서는 국정운영이 순조로울 리가 없다"라며 "그러니까 단일화를 제기하는 거지 자리를 몇 개 나누고 무슨 '권력 나누기' 때문에 단일화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자가 '안 후보 단일화 절대 없다고 했는데 언행 불일치 아닌가요?' 이러면서 비판하는 의견을 한 청취자가 줬다고 전하자 최 위원장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완주하고 있다"라며 "완주하고 있는데 완주 과정에서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논란거리가 돼 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지 반응하지 않고는 우리가 완주하면서 제시해야 할 미래비전이랄지 정책과제들을 하나의 어떤 토론 거리로 올려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 이미 단일화 외에는 어떤 것도 나한테 누가 묻지를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제의로)이걸 어떻게든지 정면 돌파해야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지금 안 후보는 완주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철학자님 그럼 지금 뭘 생각하고 투표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청취자의 질문에는 "우리가 어느 단계에서는 인격적이고 도덕적 즉, 그 자신이 얼마만큼 단련되어 있는가가 모든 일을 결정한다"라며 "그 사람이 인격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공사를 구분 못 한다. 자제력이 없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쉽게 무속에 빠진다"라며 "그러니까 도덕적이고 인격적이라고 하는 것의 핵심은 뭐냐 하면 절제력이다. 겸손이고 이런 것들이 갖춰져야 통치를 잘할 수 있다. 이거는 제가 한 말이 아니라 과거의 모든 정치학자들이 다 하는 말"이라고 힘줘 말했다.

◆ 安, '유세버스 사망 사고'에 선거운동 전면 중단... 천안 내려가 사태 수습

한편, 이날 안 후보의 유세 버스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당원 등 두 명이 숨지고, 한 명은 응급실에 입원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을 위해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천안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충남 천안 신부동에 정차해 있던 안 후보 유세 버스에서 50대 운전기사 A씨와 60대 당원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119 구급대가 출동한 당시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A씨 등은 당 관계자들의 유세가 진행되는 동안 버스 안에서 자가발전 장치를 돌렸고,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노출되면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장치 결함 등으로 인해 차량 내에 일산화탄소가 샌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날 강원 지역에서도 유세차 운전기사 C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국민의당 측은 밝혔다. 국민의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전국 18개 지역에서 유세차를 운영했는데, 이 가운데 2개 유세차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안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 유세를 중단하고 천안으로 향했다. 사고 경위 등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에 나선 최 위원장은 "버스에 로고송이나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LED 전광판을 발전기로 틀게 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을 열고 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추위 때문에 문을 열지 않고 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선거운동의 부담을 지금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돌아가신 분과 입원해 계신 분을 위해 애도하고 기도하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선대위는 후보를 포함한 모든 선거운동원의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 가운데 한 명 이상 사망한 경우 '중대시민재해'로 본다. 이럴 경우 안 후보에 대한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에 황망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야권 단일화를 제시한 안 후보의 향후 행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