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하다는데 수요 억압 조치... 그게 문제의 출발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해 "(공급을 늘리지 않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세제나 금융으로 억압 조치를 취해 시장이 왜곡됐다"며 "그게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2일 CBS 주최 이재명·김동연 대선 후보의 양자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동연 후보가 자신의 주택 311만호 공급 공약의 부지, 시차, 재원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주장하면서 부지, 시차, 재원 마련 방안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의 지적에 대해 "부지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동의하면서 "김포공항 인근 또는 용산공원 부지 일부는 공원으로 보존하고 싶지만 안 할 수는 없다. 결국 결단해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김동연 후보가 공급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한 시차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주택 공급이 안 되는 건 맞다"며 "제일 빠른 것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이다. 지금 탈출로를 열어주는 것은 다주택 양도세 중과를 일시 유예다. 그래도 장기 공급 계획은 장기 공급 가능성이 있어야 시장이 안정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후보는 "1기 신도시 규모가 30만호인데, (주택) 311만호면 그런 신도시가 10개가 들어서는 규모다"라며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이 후보는 "주택 311만호 공급을 임기 내 다 짓겠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을 위한 재원 조달에 대해서는 "주택 공급에서 사실 재원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며 "임대 아파트를 지어서 공급할 때는 재원이 부담되겠지만, 원가 이상으로 분양한다면 재원 문제는 크게 심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부동산) 정책이 이념화되면 안 된다에 100% 동의한다"며 "시장과 소통해야 된다는 건 당연하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고,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 결국은 상호 의존적이고 협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김 후보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지금 공급이 부족하다고 시장이 신호를 보내면 공급을 늘려야 되는데, 수요를 억제하려고 세제나 금융이나 억압 조치를 취하니까 시장이 왜곡됐다. 그게 문제의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을 진단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너무 (주택) 가격이 높아져 갖고 청년 세대들이 집을 살 기회가 없어져버렸다. 지금 현재 택지 조성 원가, 건축 원가를 합한 금액을 훨씬 넘는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나. 이 거품을 걷어내고 청년 세대들도, 즉 무주택자들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는 한번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대규모 공급으로 집값의) 대대적인 폭락 사태가 벌어지면, 5%밖에 안 되는 공공임대주택(선진국의 공공임대주택물량은 20% 수준)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기회로 좀 삼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