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양극, 협상 결렬 발표 않아... 토론 거부 부담감 갖지 않기 위해
30일, 양측 11시 협상 벌였지만 '토론 방식' 두고 이견... 결국 합의 못 이뤄
핵심 쟁점은 '대장동 의혹'... 尹 '대장동 몸통 검증' 입증 vs 李 '국정 능력' 검증
안철수-심상정, '李-尹 양자토론' 반대 각각 국회 앞 철야 농성 돌입
◆…국민의힘 TV토론 협상단 성일종 단장이 31일 0시 입장문을 내고 "결국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자정까지 기다렸으나 민주당이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후보 TV토론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성 단장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양측은 지난 28일 오후 양자토론 일정을 극적으로 합의한 뒤 사흘째 실무협상을 이어갔으나, 계속 새로운 갈등과 맞닥뜨리면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양자토론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이날 0시 입장문을 내고 "결국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다. 박주민 단장의 연락도 없었다"며 "의원회관에서 자정까지 기다렸지만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성 단장은 "민주당은 협상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 허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떼야겠다"며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협상단은 지난 30일 오후 5시 30분께 입장문을 통해 "오후 3시경 민주당 박주민 단장에게 4시에 협상 재개하자고 연락했지만, 이 시간이 지나서까지 답변이 없었다"며 "대신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이 결국 토론을 거부했다고 발표하며, 저희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자정까지 협상을 이어가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 측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이날 오후 6~7시 정도로 예상됐던 양자토론은 현재까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시작한 협상에서 민주당은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도덕성 검증'을 주제로 토론하자고 제안했고, 국민의힘은 '자유토론'을 주장하면서 협의는 중단됐다.
이 후보가 오후 협상 직전 페이스북에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며 한발 물러섰으나,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 특혜 개발 의혹' 관련 자료는 지참해야 한다고 고수하고 민주당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다시 공전했다.
이에 민주당은 '커닝 윤 후보, 커닝 토론'이라며 윤 후보를 비판하며 "국민들은 수첩 대통령을 바라지 않는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도 대장동 관련 토론 때 이 후보의 '현란한 언변과 궤변'으로 일관할 경우 자료나 증거 없이 반박이 어렵다는 점을 들며 민주당이 대장동 토론을 피하기 위해 억지를 부린다고 반격했다.
결국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 질 것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양자토론이 어렵게 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토론을 통해 이 후보가 '대장동 몸통' 임을 검증하겠다는 의도이고, 이 후보 입장에서는 '국정운영의 적임자'임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사실상 '동상이몽(同床異夢)'인 셈이다.
당초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31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제외한 방송 양자토론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법원이 방송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임에 따라 유튜브 중계 등을 활용한 토론을 하기로 논의했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상파, 종편, 언론 유튜브 등의 방송 생중계와 종료 후 전체 방송 게시 금지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토론 성사가 불투명지기도 했다.
오늘 오전 중 급반전이 없을 경우 설 연휴기간 중 거대 여야 양당 후보의 양자토론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설 연휴 직후인 내달 3일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함께 참여하는 첫 4자 TV토론으로 진행될 전망이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자토론이 막판에 극적으로 성사되더라도 법원의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에 이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으로 공중파 중계 없이 유튜브 채널로 유권자들에게 전달되는 '유튜브 토론' 형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양당 담합토론 규탄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제공]
안 후보는 양자토론을 "두 기득권 정당 후보들의 편법·부당한 양자 담합 토론"이라고 규정했고, 심 후보도 "제2 위성정당 사태"로 비판하면서 철야 농성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