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어피니티 공판…檢 “제출 이메일만 봐도 범죄 입증”

교보생명 주식의 가치평가 허위보고 혐의 재판에서 검찰이 ”피고인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이메일만으로도 범죄사실을 입증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어피니티컨소시엄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부정 공모, 부당 이득, 허위 보고’ 관련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 8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 날은 양측이 제출한 서면 증거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검찰은 이메일 증거등이 포함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가치평가의 모든 단계를 어피니티 관계자들이 주도하고 결과값까지 도출했으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은 단순히 계산업무만 수행했으면서도 이를 자신들이 수행한 것처럼 허위보고한 혐의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이 사건의 본질은 공정시장가치 평가에 있어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인데 피고인 측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과거 판례에서는 특정 가치평가 금액을 요구한 것도 처벌 받았는데, 이 사건은 금액을 요구한 것을 넘어 투자자들이 스스로 가치평가를 주도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측은 특히 피고인들 간의 관계에 대해 "실무를 담당한 안진 회계사 F가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A, B, C의 지시에 따라 수시로 보고서를 수정한 뒤, 자신의 상급자인 D나 E가 아닌 A와 B, C에게 직접 보고하고, 결과값 도출까지 지시 받았다"고 적시했었다. 이렇게 산출된 주당 40만 9000원은 적절치 않은 가격일 수밖에 없다는 논지였다.

검찰은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이 주장하는 주당 40만 9000원이 공정시장가치(FMV)라면 그 가격으로 제 3자 매각도 가능해야 정상”이라며 “ICC 중재판정부에서는 이것이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라고 주장했는데, 소수지분인 24%를 보유한 주주가 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하는 지에 대한 설명은 아직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9차 공판은 기일이 변경돼 오는 20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