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시세 조종 알았나?...담주 소환 예상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이 16일 전격 구속됨에 따라 주가조작 과정에서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게로 수사가 확대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오수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근무할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올리기 위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허위 매수 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주가를 띄워 시세 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약 3년간 주가조작을 위해 거래된 주식 규모는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에 달한다. 검찰은 권 회장이 이 물량 상당을 직접 사거나 고객들에게 불법 매수 유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김건희씨의 계좌를 관리하고 주가조작에 이른바 '선수'로 참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정필씨가 지난달 6일 구속 전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다가 이달 12일 검찰에 검거됐다.

권오수 회장의 소개를 받아서 관계가 형성된 이씨는 김씨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약 10억원의 증권계좌를 맡아 관리한 사람으로, 이번 김씨 수사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박지훈 변호사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일단 시세 조종을 한 사람은 당연히 처벌되지만, 그것을 하기 위해 거래를 위탁하거나 수탁을 시킨 사람과 돈을 댄 사람도 처벌한다"며 "다만 시세 조종을 한다는 걸 알고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변호사도 "예를 들어 돈을 맡겼다고 해도 도이치모터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내지는 이 사람이 골드만삭스(출신)인가, 펀드매니징을 할 만한 사람이니까 맡겼다고 하면 죄가 안 되는 것"이라며 "시세 조종을 할 거라는 것을 알고 맡겼다면 당연히 자본시장법상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박 변호사 말에 공감을 표했다.

천 변호사는 이어 "윤석열 후보도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라며 "이정필 씨가 워낙 경력이 좋다, 무슨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해서 이 사람한테 위탁관리를 맡기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맡겼는데 여기에 대해서 손실만 봐서 김씨가 더 이상 여기 맡기면 안 되겠다 싶어서 돈을 뺐고, 그후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는 얘기를 내놨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당시 주식투자 내역이라든지 공직자 재산 보고할 때 얘기했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통해서 큰 이득을 본 것도 없었고 주가조작 부분에 대해서 자기들은 알지 못한다, 이런 입장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변호사는 "윤 후보 측 얘기는 그냥 모르고 한 것 같다고 해석되는데 정말 말 그대로 모르고 한 거라면 처벌할 수 없다"라며 "시세 조종을 할 목적으로 돈을 맡겼을 때 처벌되는 것이다. 다만 시세 조종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다 처벌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정필씨 얘기를 듣지 않으면 김건희씨를 부르거나 더 나아가서 김건희 씨를 피의자로 하기가 쉽지 않다"고 짚었다.

천 변호사는 "시세 조종을 알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도이치모터스 같은 회사는 당시에도 비상장이긴 했지만, 외제차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정필씨 관련해서 진술이 없다면 사실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은 분명히 있다"면서 "이런 내용을 어떤 메신저를 통해서 기록을 남겨놓거나 했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게 얼마나 드러날지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건희씨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사실상 별로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에 권오수 회장에 대해서 이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김건희 씨가 전주로서 내지는 공범으로 명시되진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범죄 사실이 적힌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김건희씨와의 공모 혐의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정필씨와 김건희씨 사이에 통장을 맡기는 과정에서 시세 조종 얘기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문제에서 박 변호사는 "실제로 없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어떤 추정되는 증거가 있다면 예를 들어서 두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추정될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강득구 의원 얘기로는 이미 이전에 권오수 회장과 가장 측근에 있던 두창섬유, 지금은 도이치아우토인가 하는 전 이 대표란 사람이 이미 김건희씨하고 장외에서 대량으로 물량을 거래했던 정황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다 확인된 것"이라며 "문제되는 2010년 아니고 몇 달 전에 이미 두창섬유 이 전 대표를 만나서 얘기하고 거래했던 정황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거의 10년 전의 사건이기 때문에 사실은 증거들이 많이 안 남아 있다"라며 "진술이나 이런 위주로 하면 기억이 퇴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금 흐름만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가정한다면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이 있나라고 묻자 박 변호사는 "입은 보충 자료라고 생각한다"라며 "입이 있으면 확실해지는 거고 지금 금전거래로 봤을 때는 일반인이면 당연히 그렇게 의심을 받고 기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예를 들면 장모도 끼어들 수 있다. 똑같은 IP에 접속했다든지 아니면 주된 주식거래를 많이 했다든지 그리고 거기에서 시세 조종이 일어났다면 전주로서 아니면 위탁했던 사람으로서 추정으로까지 안 되겠지만 보기 쉽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반면 천 변호사는 시간이 오래됐기 때문에 증거가 남아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보통 전주들이 보고를 받는다. 아무래도 큰돈을 맡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이 정도 띄웠다, 내일은 이 정도 띄울 거고 3,4일 뒤에는 조금 가라앉겠지만 걱정하지 말라, 이런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일상적"이라며 "통화 내역은 보통 1년 정도 남아 있다"라고 너무 오래된 것이라 기록이 남아 있을 지에 의문을 던졌다.

박 변호사는 김건희 씨에 대한 조사가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9월 달에 이정필씨가 영장청구가 됐었는데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해서 보내주고 이후 도주했다. 두 달 전에 할 수 있었던 게 두 달 후로 늦춰진 것"이라며 "그때 영장이 발부됐으면 추석 전후로 김건희 씨 조사가 됐을 건데 결국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조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