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행보' 홍준표, 다른 뜻 있나?...'양아치 대선' 비난

홍준표, '청년의꿈' 통해 2030세대와 소통..."막장드라마 같은 대선은 처음"

'윤석열-이재명' 싸잡아 비난하며 자신의 존재가치 올리는 전략 시도하는 모습

'청년의꿈', 洪의 '당내 세력화·창당 준비' 지적 나와...이언주 "젊은 세대 지원"

尹 "홍준표-유승민, 아직 내 전화 안 받더라...다 한 팀 되지 않겠냐" 기대감 밝혀

지난 5일 국민의힘 경선 패배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 여러분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모두 합심해서 정권교체에 꼭 나서달라"고 외쳤던 홍준표 의원이 자당의 윤석열 대선후보를 '양아치'라고 원색 비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홍 의원은 16일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린 글에서 "여의도 정치 26년 동안 여섯 번째 겪는 대선이지만 이번처럼 ‘막장드라마’같은 대선은 처음 겪는다"며 "여야 주요 후보와 가족들이 모두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후보 선택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 마치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한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며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결정 최종 경선에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줬다는 것이 제 역할이었다"고 홍 의원은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드리고, 국민 여러분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모두 합심해서 정권 교체에 꼭 나서주도록 당부드린다. 감사하다"고도 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경선 과정 중 많은 지지를 받았던 홍 후보가 자세를 낮추며 결과 승복을 깨끗이 선언하는 모습을 보여 당 지도부와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후 윤석열 후보 선대위에 참여해야한다는 당내 의견에 대해선 "선대위에 자리를 가지고 참여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후원 내지는 응원 이런 마음은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선대위 불참을 시사한 바 있다.

이후 홍 의원은 '청년의 꿈'이란 청년플랫폼을 공개하고 청년놀이터를 만들겠다고 밝혀, 이를 두고 당내 세력화 혹은 창당 준비과정이란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홍 전 후보의 경선캠프 측 인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 전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번 선거를 통해서 깨달은 것은 개혁이 필요하고 젊은 세대를 위한 공간을 열어줄 필요가 있어서 플랫폼을 통해서 우리가 도와주자는 것"이라며 "(홍 전 후보는) 상담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경선 과정 중에 만난 2030세대들의 기대에 대해 선거 승패를 떠나 책임감을 갖고 이들 지지자들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해 줘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글을 통해 "서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만 난무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관심도 없는 이런 대선을 치뤄야 하는 각 정당이나 구성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국민들의 가슴은 더 타들어가고 있다"며 "눈치만 살피는 검사들은 비겁함에서 절망을 보고 상실감에 방황하는 청년들의 혼란에서 비애를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쩌다가 선진국시대 이런 ‘양아치 대선’이 됐는지 여의도 정치 26년을 보낸 제가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며 "죄송하다. 천배 만배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경선 패배 후 윤 대선후보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고, 당 지도부와의 소통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내 인사는 안받고 '차차기'를 겨냥한 듯한 독자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전했다. 윤 후보는 전날인 16일 선대위 구성을 앞두고 당내 중진, 초재선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경선 경쟁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조찬회동도 가졌다.

당내 대선 경선 4강에서 윤 후보와 경쟁을 펼쳤던 원 전 지사는 그간 윤 후보의 러브콜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지만 이날 "어떤 역할이라도 맡겨주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또다른 4강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유승민 전 후보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만나고 싶은데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불편을 드릴 것 같아서 댁에 찾아뵙거나 하지는 못했다"며 "전화만 드렸다. 조금 더 쉬시려고 하는 것 같아서 조만간에 찾아뵙고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17일자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홍 의원님은 제 전화를 아직 안 받으시더라. 조금 더 쉬겠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 유승민 전 의원님도 전화를 안 받으신다"며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결국 다 한 팀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플랫폼 '청년의꿈'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의꿈'을 오픈한지 사흘만에 1,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하고 회원수도 폭발적으로 늘어간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홍 의원은 이어 "매일 밤 여기와서 놀고 가는 청년들도 늘어가고, 민주당에서는 짝퉁 청년의꿈도 만든다고 한다"며 "그만큼 한국사회의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고 방황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가슴 아프다. 지금 내 힘으로는 그들을 다 안을 수 없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면서 "그래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서로 만나 위안이 되도록  해야겠다. 메시아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그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