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여론조사 결과, 2030세대가 차기 대선에서 '캐스팅보터' 역할 전망
이재명, 매타버스 간담회-스타트업·소셜벤처 청년기업인 만남 등 이어가
윤석열 "한국의 오바마, 마크롱 만들기 위해 대통령 피선거권 하향 검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방문 이틀째인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부산 청년들과 함께 첫번째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매타버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후보는 "다양하게 청년들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매타버스 안에서 국민반상회라는 걸 해보기로 했다. 아재냄새가 나긴 하지만…"이라면서 웃었다.
경제학과 출신의 한 참석자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조금 급진적’이라고 얘기하자, 이 후보는 "정책 관련이라 말씀을 좀 드릴 수 있다"며 "한꺼번에 하면 급진적이지만 논쟁적이라고 시도를 안 하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지출을 늘려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게(이론은) 이미 십수 년 전에 난 세계적인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해선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性) 할당제가 있다"라면서 "특정 성(性)을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했더니 실제로는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고 할당제의 폐단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종전선언·평화체계 구축 이후 유라시아 철도가 생기면 부산이 종착·출발지가 돼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선 "그거 뚫어놓으면 부산은 경유지가 돼 버린다. 괜히 남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앞서 이 후보는 부산 영도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을 만나 "제가 보기에는 정치보다 더 어려운 게 기업"이라며 2030 세대의 창업 어려움을 공감했다.
그는 이어 "지방 대학과 기업이 소멸하고 문화시설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균형발전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균형발전의 핵심은 국가 권력과 재정을 지방에 많이 투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 과밀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힘을 가지고 있다"며 "이걸 분산하려면 손해 보는 정치 집단이 있기에 반대한다. 저항을 이겨내려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추진력을 우회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스타트업 대표와 소셜벤처인들이 유능한 인재을 키운다 하더라도 결국 서울과 수도권으로 유출돼 기업의 성장 기회를 뺏기는 현실을 토로했고, 이에 이 후보는 "잘 키워서 지금보다 나은 정주 환경을 만들어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앞서 전날 부산에서 영화 '1984 최동원' 관람 직전 지지자들을 향해 "언론 환경이 매우 나빠서 우린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으로 도배가 된다"며 "상대방은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간다"고 일부 언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이럴 때 우리가 언론사가 돼야 한다. 소식을 전하고, 우리의 진실을 알리고, 저들의 잘못을 우리의 카카오톡·텔레그램방으로, 댓글로,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써서 언론이 묵살하는 진실을 알리고 우리가 억울하게 왜곡된 정보들을 고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것"이라며 "세상이 잘못돼 가면 우리 손으로 고치면 된다"고 2030세대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SNS에 '한국의 오바마, 마크롱이 되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현재 미국은 35세이고 프랑스는 18세다. 우리나라도 지금보다는 낮춰야 한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헌 사항이기 때문에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회와 논의하겠다"면서 "여러분이 새 시대를 열고 정치를 바꾸시라. 제가 여러분의 시대로 가는 다리가 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 10일 국민의힘이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을 현행 ‘25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한 것을 두고 "환영한다"면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청년의 정치 참여 기회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각종 청년 의제 논의가 정치권에서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청년 일자리와 대학 등록금, 병역 등 청년의 이해가 걸린 각종 문제에 청년의 입김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치권에 큰 자극이 될 것 또한 자명하다"며 피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18세 이상 25세 이하의 국민은 이미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참정권’을 절반만 행사해왔다"면서 "어찌 보면 시민의 기본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란 점에서 이번에 우리당이 당론으로 법안을 발의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경선 이후 2030세대 일부 당원의 탈당과 관련해 "2030세대의 탈당에 대한 현상적인 분석을 하면서 일부 정치권 내 보수진영의 몰상식한 분들이 '애초에 역선택이었네', '2030이 한 줌밖에 안 되느니' 이런 것들로 비하적 발언을 일삼고 있는 것"이라며 2030세대를 폄훼하는 발언을 하는 인사에 불쾌감을 나타낸 바 있다.
내년 대선을 불과 4개월 정도 남겨놓은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청년층의 표심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여야 대선후보는 물론 당 지도부는 청년층의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