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협, 전경련, 경총 등 5개 경제단체 'ESG 4법' 개정안에 공동 의견서 제출
법안 통과 시 공공분야뿐 아니라 기업에게까지 ESG가 강요될 것
특히 국민연금의 ESG 의무화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국민 노후 불안 우려
◆…(그래픽 제공 : 클립아트코리아)
기금 운용의 목적은 국민의 노후를 위한 최대 수익 달성인데, ESG만 강조한 정책은 이 같은 핵심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일 한국상장사협희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코스닥협 등 5개 경제단체는 'ESG 4법'이라 불리는 4개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경제계 공동 의견서를 소관 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 ESG 4법 개정, 무슨 내용 담겼길래?
최근 발의된 ESG 4법 개정안은 국민연금법, 국가재정법, 조달사업법, 공공기관운영법 등이다.
국민연금법은 기금 관리·운용의 목적인 재정 안정, 수익 증대에서 '수익' 개념을 제도 또는 기금의 '지속가능성'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증권 매매 등 투자대상에 대한 임의적 ESG 고려를 '의무적 ESG 고려'로 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가재정법은 현재 ESG 고려에 관한 규정 없지만, 기금의 자산운용지침에 ESG 고려사항이 추가되고 지침의 준수 여부를 기금 운용 평가에 반영해 실질적으로 ESG 고려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실렸다.
조달사업법 역시 조달절차에서 ESG 가치를 임의적으로 반영한다는 현행법을 의무적 반영으로 개정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에는 공공기관(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이 ESG를 고려해 경영활동을 하도록 명시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이를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제계는 최근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ESG만 앞세우면 비효율적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간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ESG가 기업에 있어 최대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기업은 ESG 경영을 이행함에 있어 그 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중요한 요소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경제계는 하지만 개정안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기금의 관리·운용에 있어 수익성, 공공조달에 있어 조달사업의 공정성과 효율성, 공공기관 운영에 있어 재무건전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ESG 고려 시 반드시 효율성 부분도 고려해 검토해 달라는 것과 해당 개정안으로 인해 기금 운용과 거래처 선정 시 기업에게 ESG를 강요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 기금 관리·운용의 목적은 '수익성'
경제계는 우선 국민연금법 개정에 대해 기금 관리·운용의 목적은 '수익성'이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 변경에 따라 확대 또는 확장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 사례에서도 법률에서의 기금 운용 목적은 오로지 연금수급자의 이익 및 최대 수익의 달성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계는 기금 관리·운용의 목적을 정책적 고려로 좌지우지해서는 안 되며, 오로지 연금수급자인 국민에게 최대의 이익이 보장되도록 관리·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재정법 개정에 대해선 ESG와 관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공시, 평가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기금에 대해 ESG 요소의 고려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기금 운용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기업들을 자의적으로 평가하는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고 무엇보다 주요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입법례라는 것이다.
경제계는 국가재정법은 기금의 일반법 지위를 가지므로 기금의 운용방식을 정하는 개별 법률들을 구속하게 된다면서 이는 70여 개 기금에 대한 일률적인 ESG 고려 의무화로 개별 기금의 목적을 훼손할 수 있는 무리한 법 개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달사업법 개정에 대해선 ESG에 대한 정보 공개나 평가 기준이 불분명함에도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의무화한다면 평가 기준의 객관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평가 기준의 훼손은 정부 예산 낭비나 기업의 준조세 부담, 부정부패와 같은 부작용을 가져오고, 대기업보다 ESG 경영 여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의 공공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에 대해선 이미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사회적 가치를 상당히 고려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적자 전환되면서 6000억원의 손실, 부채 규모는 39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ESG 경영 노력을 의무화하고, 이를 경영실적평가에 반영하면 수익성 개선 노력이 더욱 소홀해져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