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 항원 검사, 정확도 50%
실제 확진자와 가짜 양성자, 현장에서 굉장히 큰 혼란
유럽·미국 방역 실패해 보조방법으로 사용
가장 강력한 방법은 백신 접종 뿐
◆…<사진: KBS 라디오 캡쳐>
서울시가 자가진단키트를 사업장에 신속히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감염내과 전문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도입하면 현장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가운데 하나인 진단키트 도입에 대해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 선별 검사로 사용하는 것에는 적당치 않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일단은 진단키트 자체에 문제점이 있다”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속 항원 검사라든지 자가진단키트 같은 경우에는 유럽 질병관리본부의 경우에는 유병률이 2% 이상인 나라에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것은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확진자가 매일 수천 명, 수만 명씩 나오는 그런 대규모 유행 상황에서 확진 검사를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검사 방법을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 적용을 해서 어떤 영업장을 출입하는 데에 거르는 선별 검사로 사용하는 것에는 적당치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 그런 사용의 용도 환경 자체가 다른데다가 또 하나는 민감도, 특이도라고 하는 정확도의 문제가 있다”면서 “현장에서 굉장히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민감도라는 게 신속항원 검사 같은 경우는 50%가 안 되다 보니까 실제 확진자를 진단해내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가짜 음성이 나왔을 때는 실제 감염된 분들이 이런 유흥시설을 이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고 또 하나는 가짜 양성자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짜 양성인 사람, 실제로는 감염되지 않았는데 양성 반응을 나타낸 경우에는 이 양성 반응을 나타낸 사람에 대해서 격리를 하고 확진 검사를 진행해야 되는 데 결국 우리 방역대응 인력이 쉬어야 되는 시간에 다시 일을 해야 되는 그런 문제가 생기게 되고 이게 확률적으로 하룻밤에 10만 명을 하면 1천 명씩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렇게 되면 대단한 혼란이 생긴다고 보고 있고 실제 영업장에서도 이런 가짜 양성 결과 때문에 영업장을 그날 밤에 폐쇄를 해야 되는 문제가 생겨서 그렇게 간단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실제로 검사하는 데에 따라서는 5분 만에 결과가 나온다고 이야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15분, 20분, 30분까지 결과를 보게 되어 있다”며 “그러니까 이런 영업장을 방문을 해서 길게는 30분을 기다렸다가 들어가게 되는 문제가 있고 또 하나는 비용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가진단키트 자체가 아무리 싸게 공급을 한다고 해도 1만 원 전후의 그런 가격이 책정될 가능성이 많은데 매일 10만 명씩 한다면 10억씩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시가 감당할 것인지 아니면 개인이 감당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1만 원씩의 추가적인 비용을 시민들이 내고 이런 영업장을 운영할 것인가 저는 그렇게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신속진단검사키트를 활용 중인 유럽이나 미국은 방역에 실패해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사례라고 언급하며 “우리처럼 잘 조절이 되는 나라에서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렇게 효용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금 흔히 말하는 게임체인저 그러니까 이 상황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백신의 확보와 공급과 관련된 문제가 있지만 결국 상반기가 지나면서 저희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상반기 앞으로 한 3개월 정도 남았는데 이 3개월 동안은 결국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 물리적으로 우리가 통제를 최대한 해서 확산을 막고 그리고 백신이 확보되는 대로 접종을 광범위하고 빠르게 진행을 하면 하반기부터는 충분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30세 미만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대상에서 제외한 것 관련해서는 “이게 세대 간에 안정성 문제 때문에 30세 이하를 제한한 건 아니다”라며 “아스트라제네카가 아주 희귀한 혈전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은 연령 간 또는 성별 이런 기저질환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증명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일한 그런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거고 대신에 연령대별로 코로나19가 감염됐을 때 중증환자 발생이나 사망률을 비교해보면 30세 이하에서는 중증환자 발생이나 사망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이 혈전 위험성과 비교했을 때 접종을 잠시 보류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자가진단 키트에 대해 “간이항원검사인데 정확도가 워낙 많이 떨어지고 유병률이 우리나라처럼 워낙 감염자가 많지 않은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권고하지 않는 검사”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별진료소나 안심진료소에 가서 쉽게 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간이항원키트를 국민들께서 오히려 그 검사를 믿고 그 선별진료소에 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간이항원검사를 현 시점에서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고 해가 될 가능성이 커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결정을 하셔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