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경찰의 흑인 피격에 항의시위 이어져
시위대 폭죽 사용, 방화 등 시위 격화...경찰 최루탄 대응
주방위군 투입, 야간 통행금지령 내려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보여
바이든, 철저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요구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사건 발생...11월 대선 변수 전망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24일(현지시간) 항의 시위대가 불길에 휩싸인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흑인 남성이 자녀들 앞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해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항의시위가 23일 밤(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시위가 방화 등으로 격화되자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주방위군이 투입되는 등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이번 사건은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발생해 11월 대선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오후 5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3세와 5세, 8세의 아들 셋이 탄 차량 앞에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블레이크는 현재 하반신 마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이크 가족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블레이크가 두 여자의 싸움을 말리는 중에 총을 맞았다. 총 7발 중 4발을 맞았는데 경찰은 7발 모두 어린 세 아들 앞에서 쐈다"고 말했다.
블레이크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몇 시간 만에 거리에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4일 시위대는 거리에서 폭죽을 터트리고 경찰을 향해 물병을 던졌으며, 이번 시위로 상점들과 가로등, 거리 표지판이 부서지고 주택가 인근에서는 불이 났다. 경찰은 격화되는 시위를 막기 위해 최루탄과 섬광탄을 사용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24일 주 방위군 125명을 투입했으며 커노샤 카운티는 이날 오후 8시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25일에는 위스콘신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125명에서 두 배인 250명으로 증원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총격이 우리나라의 영혼을 관통했다"며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와 책임자의 처벌을 촉구했다. 이어 "구조적 인종주의를 없애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는 수백명이 모여 거리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이번 시위로 경찰 당국은 미니애폴리스에서 11명, 포틀랜드에서는 25명, 시애틀에서는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