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7곳 '전문가 출신' 사회이사 선호
사외이사 선임시 가장 큰 애로 '인력풀 부족' 꼽아
"과도한 사외이사 자격제한 지금이라도 제고해야"
전경련, 상위 200개 비금융분야 상장기업 조사
대기업 사회이사직에 '관료' 출신이 적지 않게 포진되어 있으면서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거세다.
이들이 경영감시보다 대(對)정부 로비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런데 주요 대기업들의 속마음은 달랐다.
가장 선호하는 사외이사 직업군으로 변호사, 회계사나 업계의 이해도가 높은 기업인 출신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역량으로 전문성을 선호한 것이었다.
다만 '인력풀 부족'을 이유로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더욱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산총액 기준 상위 200대 상장기업(비금융업 분야)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제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70개)의 51.4%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원했다.
사외이사가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역량을 관련 사업에 대한 이해도, 지식 등 '전문성'이라고 답했다.
'의사결정 및 감시·감독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기업은 48.6%였다.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에서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54.2%, 2조원 미만 기업들은 50%였다. 전경련은 "기업규모가 클수록 관련 사업이 많고 복잡해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더 많이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사외이사 선호직업군으로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 자격증 보유자(41.4%)를 가장 선호했다. 이어 기업인(28.7%), 교수(16.1%) 등 순이었다. 관료를 원한 비율은 13.8%로 가장 낮았다.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 대상 기업의 50%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가장 큰 애로로 인력풀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등기·공시 관련 법 규정에 따른 절차적 부담(24.3%), 외부의 간섭(8.6%)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58.2%가 "선임할 수 있는 사외이사 인력풀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올해부터 사외이사의 자격·임기를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최근 3년내 계열사 이사·감사 재직경력, 동일회사 6년까지만 가능)의 시행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사외이사의 선임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경련의 주장.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큰 기업들도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과도한 사외이사의 자격제한을 지금이라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