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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김석민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上)

"불공정한 회계법인 시장…모두 '빅4' 될 순 없어"

  • 보도 : 2020.03.11 08:56
  • 수정 : 2020.03.11 08:56

ㅇㅇ

◆…김석민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이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석민 중소회계법인협의 회장은 연말 송년회에서 공정하지 못한 현 회계업계 상황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회계개혁을 통한 소형회계법인들의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정작 대형회계법인과 일부 중견회계법인 배만 잔뜩 불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빅4 위주로 제도가 흘러가다 보니 중소회계법인은 설 자리가 없다. 무조건 빅4 스타일로 가라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회계개혁의 큰 방향성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정책의 세부 내용에는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며 중소회계법인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Q.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을 맡은 지 6개월여가 흘렀다. 그동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회를 이끌었나.

A. 중소회계법인협의회는 2013년 만들어져서 7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협의회 설립 당시부터 임원이었고 초창기 재무이사로 활동했다. 이후에는 사업이사로 활동했고 작년 9월 회장이 됐다. 협의회의 3가지 발전 방향(▲조직강화 ▲공동사업 활성화 ▲제도개선)을 지난해 연말 송년회 때 발표했는데, 임기 동안 그 방향 위주로 계속 노력할 것이다.

우선 사업이사를 하면서 공동사업을 활성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공동사업 중 우리가 처음으로 한 것이 ERP 개발과 보급이었다. 회계법인이 각자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공동개발을 하자고 해서 시작됐는데 다행히 30여개 회계법인이 공동개발한 ERP를 도입했다.

ERP 보급은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왔고 앞으로도 늘려나갈 생각이다.

아울러 중소회계법인은 IT 인프라가 약한데, 이를 확충하는 게 공동사업의 한 축이다.

감사를 나가면 조서를 작성한다. 수기로 하거나 엑셀로 만드는데 빅4의 경우 글로벌 시스템이 있어 감사 수행 내용을 기록해 보관하게 되어 있지만, 중소회계법인은 표준 시스템이 없다. 이 외에도 전산업무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산감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산에 모든 데이터가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감사가 필요하다. 이때 IT 툴이 필요하고 부정적발 감사는 포렌식 기법이 활용된 툴도 필요하다. 가능하면 공동의 힘으로 개발하고 보급하려 한다.

회계 CFO 아웃소싱은 중소회계법인들 사이에서 니즈(Needs)가 크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 회장과 중소회계법인이 서비스 상품으로 개발하고 보급하고 시장에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 중점 사안으로 추진할 예정인데 아쉬운 건 최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을 증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도움을 주려 한다.

조직강화의 경우 대표자 위주에서 품질관리실장을 포함한 임원들, 나아가 소속 회계사 전체로 커뮤니케이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제도개선은 회계제도 개혁 과정에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부분들에 대한 꾸준한 문제 제기 및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회계사회, 중견회계법인협의회, 회계학회, 언론계 등과 협력해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금융당국에 내용을 건의해 반영되도록 할 예정이다.

Q. 지난해 송년회에서 회계법인 시장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

A. 송년회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 회계사 시장은 처음부터 현재까지 빅4(삼일·삼정·한영·안진)의 지배 하에 흘러왔다. 단적으로 모든 제도가 빅4의 뜻대로 만들어졌고 규칙도 빅4의 논리대로 흘러왔다. 중소회계법인들은 6~7년 전부터 비로소 목소리를 냈다. 회계사들은 다른 전문자격사에 비해 성향적으로 함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협의회가 만들어지고 목소리 낸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고 심각성이 크다는 의미다.

빅4 위주로 제도가 흘러가다 보니 중소회계법인은 설 자리가 없다. 대기업에 대해 독점을 규제하거나 지나친 힘을 줄이고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인데, 회계업계는 대형회계법인만 우대하고 중소회계법인은 마치 부실감사의 온상인 듯 취급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 부실감사 문제는 대형법인이 터뜨리지 않았나.

중소회계법인이 인프라가 부족해 품질관리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게 본다면 정부의 적책 방향은 대형회계법인의 문제를 개선하고 중소회계법인은 어떤 것이 취약한지를 찾고 보완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서 균형있게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 정책은 단순히 대형회계법인의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옳으니 중소회계법인도 대형과 같이 시스템을 따라하라는 것뿐이다.

회계개혁의 큰 방향은 옳지만, 실제 운영상에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본다.

ㅇㅇ

◆…김석민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불공정한가.

A. 우선 감사인 등록제를 보면 정부는 무조건 시스템을 빅4처럼 갖추고 집단의사결정 형태가 아니라 피라미드 조직 구성을 하라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감사인으로 등록되기 위해 형식적으로는 요건을 맞춰 놓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즉 무늬만 빅4처럼 바꾸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빅4는 영업을 따로 안 해도 네임벨류로 고객이 찾아오지만 작은 법인일수록 각 구성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을 확보한다.

중소회계법인의 경우 인센티브 주지 않고 운영하면 고객 기반을 다 잃는다는 것이다. 품질관리는 품질관리실에서 하더라도 고객관리 차원에서 인센티브는 어느 정도 독립채산제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균형 잡힌 범위 내에서 다루어야 하는데 무조건 빅4 스타일로 가라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등록법인 요건 중 통합관리는 경영, 인사, 자금, 조직 등들 일반 대형회계법인처럼 하라는 얘긴데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이런 문제는 강제할 것이 아니라 관리는 자율적으로 하되, 품질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통합관리에 맹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빅4는 당연히 등록을 해줬고 중형회계법인 정도만 해도 실사를 안 나가고 해줬다. 중소회계법인만 일정 수는 떨어뜨리겠다고 미리 마음을 먹은 듯 일부는 먼저 해주고 나머지는 실사를 나왔다. 이후 이런저런 트집을 잡는 등 잣대가 일률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았다. 정부의 규제와 행정력은 투명해서 예측가능 해야 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비상장사의 품질관리도 중요한데 등록법인과 미등록법인으로 나누다 보니 비장사의 품질관리는 중요하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등록법인도 쓸데없는 것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진짜 품질관리에는 소홀할 수 있다.

갈등요인도 있어, 각 팀별로 움직이는데 통합관리의 의사결정에 부딪힌다. 감독원은 모든 회계법인의 규모가 커지고 빅4처럼 발전해 나가는 것을 상상하는데 내부갈등이 커져 조직이 오히려 분할 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

감사인 지정제와 관련, 감사품질 문제는 독립성 문제 때문이라고 해서 지정감사와 표준시간감사제를 둔 것인데 현행 지정방식은 굉장히 불합리하다. 그동안에도 감사인 지정제는 있었고 감독원이 지정을 해왔는데 공정하지 못했다.

지정방식을 보면 한쪽엔 지정대상 회사들을 규모 순으로 늘어놓고 또 한쪽엔 회계법인을 규모 순으로 늘어놓는다. 그리고 점수 순서대로 지정을 받는데 삼일회계법인이 먼저 쭉 지정을 받으면 그 다음 회계법인이 쭉 지정받는 방식이다.

배정 대상 회사는 중형회계법인 쯤에서 끝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삼성전자도 차감점수가 1점이고 자산 200억원 이하도 1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중소회계법인협의회는 차감점수를 4배수로 하자고 건의했는데 결국 3배수로 바뀌었다. 그런 지정방식에도 빅4에 유리한 방식이 적용된다.

또 감사인의 경력점수는 표준감사시간제에 영향을 준다. 처음엔 경력점수의 폭이 좁았다. 수습과 베테랑의 점수차이가 얼마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현실에서 인정하는 경력가중치와 차이가 많다고 생각했다. 현업에서 15~20년 경험한 회계사의 능력과 이제 막 입문한 회계사의 능력은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개인 보수기준으로 보면 4배 정도까지는 차이가 나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의 운영에 대해서도 최근엔 대형회계법인의 지배력이 줄었다곤 하지만 아직도 빅4의 영향력이 70~80%다. 최소한 구성원 숫자 비율만큼은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제도를 만들 때 보면 TF를 우선적으로 만드는데 여기엔 빅4에서 한명 씩 참여하고 한공회, 학계, 유관단체 등에서 사람들이 참여한다. 그동안 중소회계법인 구성원은 아예 끼지를 못했다. 그런데 회계사회에서 추천해 이제 1~2명씩 참여, 대강의 운영실태는 알게 됐다. 빅4의 4명에 더해 빅4의 연구과제를 돕는 분들이 대다수 참여한다. 그런 분들이 제도 결정을 하다보니 빅4에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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