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만에 변동률 2배 확대…"강남권, 가격오름 주도"
◆…최근 1년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매매 변동률 추이. 자료=부동산114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출렁이는 분위기다. 부동산시장이 가을 성수기를 맞은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가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주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가격상승을 이끌었다. 정부 부처간 이견 속에 분양가상한제 시행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재건축 매수세가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부동산114는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12%로 지난주 0.07% 대비 0.05p 확대됐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이 0.1%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둘째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당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주된 영향을 미쳤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이번주 재건축 아파트의 변동률은 0.43%로 전주 0.21% 대비 2배 가량 급등했다. 지난달 말 재건축의 변동률이 -0.03%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최근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0.4% 이상의 변동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마지막주 0.47% 이후 약 1년 만으로 서울 부동산시장 과열로 인해 정부가 9·13 대책을 내놓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상승 주도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는 것이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서울 주요지역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자료=부동산114
각 자치구별 매매가 변동률은 강남(0.28%), 강동(0.23%), 송파(0.22%), 양천(0.19%), 종로(0.19%), 금천(0.17%), 성북(0.13%), 광진(0.12%), 마포(0.07%), 노원(0.05%), 서초(0.05%), 영등포(0.0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1단지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차 등 재건축 추진단지가 7000만~1억 5500만원 가량 뛰었는데 개포 주공1단지의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상승폭이 컸다는 평가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와 역삼동 역삼e편한세상 등도 1000만~2500만원 정도 올랐으며 송파는 신천동 장미1·2차와 잠실동 주공5단지가 1500만~6000만원 상승했다.
서울과 달리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이번주 각각 0.02%, 0.01%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의 보합세를 이어갔다.
신도시에선 광교(0.08%), 위례(0.06%), 중동(0.05%), 동탄(0.03%), 분당(0.02%) 등이 오름세를 보인 반면 킨텍스 원시티 입주 여파를 받은 일산(-0.05%)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광교는 수원 원천동 광교두산위브와 이의동 광교e편한세상·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가 500만~1000만원, 위례는 성남시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위례센트럴푸르지오가 500만~1000만원씩 올랐다.
경기·인천은 성남(0.09%), 부천(0.07%), 의왕(0.07%), 광명(0.06%), 과천(0.05%), 안양(0.04%), 포천(0.04%)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매수세가 적었던 안성(-0.05%), 안산(-0.05%), 양주(-0.04%), 오산(-0.02%) 등 수도권 외곽지역은 하락했다. 준공연한이 길지 않은 단지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난 성남은 중앙동 중앙동힐스테이트2차와 하대원동 성남자이·주공아튼빌이 250만~500만원 올랐고 부천도 오정동 오정생활휴먼시아2·3단지와 범박동 부천범박힐스테이트5단지 등 준신축 단지가 250만~1000만원 가량 뛰었다.
전세시장은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주 서울이 전주 대비 0.03%p 확대된 0.05% 변동률을 기록했고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4%, 0.02%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은 지역별로 양천(0.27%), 강서(0.16%), 성북(0.11%), 관악(0.11%), 강남(0.10%), 은평(0.10%) 등이 전셋값 오름세를 보였지만 강동(-0.16%)과 노원(-0.02%)은 떨어졌다. 양천은 목동신시가지13단지와 목동 한신청구(1단지), 목동신시가지1단지, 금호베스트빌 등 전세 물건 부족 단지들이 1000만~6000만원 가량 상승했고 강서는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와 마곡동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가 1000만~2500만원 정도 올랐다. 반면 강동은 연말까지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관계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밖에 신도시는 파주운정(0.11%), 광교(0.07%), 동탄(0.06%), 판교(0.06%)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일산(-0.01%)은 하락세를 내비쳤다. 경기·인천 안양(0.13%), 광명(0.11%), 과천(0.10%), 의왕(0.09%), 용인(0.05%), 성남(0.04%), 의정부(-0.02%), 시흥(-0.04%), 안성(-0.08%) 등으로 전세가격 변동률이 집계됐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지연 가능성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발표와 함께 주춤해졌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확대돼 서울 아파트값을 다시 끌어올리는 모습"이라며 "10월로 예정됐던 시행 시점이 정부 부처간 이견으로 불확실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주택공급 감소 우려도 커지면서 준신축 단지와 분양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세시장은 가을 이사철 영향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연말까지 9000여가구가 공급되는 강동과 대규모 아파트 입주를 앞둔 경기 남부 일부 지역에선 국지적인 전세가 조정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