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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외면받은 국민청원…세무사법 개정안 1차 여론전 '참패'

  • 보도 : 2019.09.27 13:39
  • 수정 : 2019.09.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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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27일 4만9591명만이 동의한 채 마무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현존하는 모든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 업무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의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여론을 응집하려 했던 한국세무사회의 노력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본격적인 국회 논의에 앞서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만, 여론의 뒷받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밥그릇 싸움'으로 국한되어 세무사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를 넋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도전, 참담한 결과 낸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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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진행된 세무사 제도창설 기념행사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의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의방법을 상세히 안내되기도 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세무사회원들 사이에서는 집행부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세무사법 개정안이 기습적으로(?) 입법예고된 후, 세무사회가 선택한 대응책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상징되는 대국민 반대여론 조성이었다.

이 국민청원을 게시한 것은 현직 세무사도 아닌 세무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세무사회 집행부는 이를 대국민 반대여론 조성의 전진기지로 삼고 참여율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국민청원을 통해 세무사들의 단결된 힘을 과시하고 국회와 정부에 여론동향을 전달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27일 마감된 해당 국민청원 참여자는 5만명도 채 되지 않는 4만9591명.

한 사람이 최소 3~4개 경로를 통해 국민청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만명도 못 채웠다는 사실은 세무사들 외 일반 국민은 세무사법 개정안이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던 관심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세무사회가 '회계전문성'을 앞세우며 변호사들에게 기장대리 등을 맡길 경우 그 폐해가 일반 국민(납세자)들에게 갈 것이라는 논리로 세무사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 논리 자체도 상당수 세무사들 사이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청원 참여율 제고를 통한 1차 여론전의 참패는 '집행부 책임론'을 촉발시킬 소지가 있다. 국민청원 진행 과정에서도 일부 세무사들 사이에서 국민청원에만 집착하는 집행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는데, 실제 결과마저 실망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반 회원들은 거리로 나왔는데... '자취' 감춘 집행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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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역 앞 광장에서 진행된 '세무사법 개정안 철회 궐기대회'에 참석한 세무사들이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전면 허용하는 개정안에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이날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 등 집행부 임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본회가 강 건너 불구경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4일 서울역 광장 앞에 700여명의 세무사들이 모여 세무사법 개정안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는 세무사회가 '법정단체'도 아닌 '임의단체'라고 규정하며 정치적 관점에서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맺고 있는 세무사고시회(회장 곽장미 세무사)가 주도했다.

이날 원경희 세무사회장은 물론 세무사회 집행부 중 그 누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세무사고시회가 국회 정문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총궐기대회까지 주도하면서 상당수 세무사들 사이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대응하는 본회의 태도를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원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지난 20일~21일 1박2일 일정으로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워크숍을 갖고 세무사법 개정안 원안 통과 저지방안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무사회원들 사이에서는 집행부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한 세무사회원은 "지난해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 당시 국회 앞에서 대한변협 집행부들이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에 반해 현재 집행부는 내부에서만 머리 싸매고 고민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원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스스로 '불구덩이'에 들어가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청원도 종료된 현재 표면적으로 드러난 본회의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하다. 국회 방어전을 위해 회원들을 상대로 '연고 국회의원 찾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국회 논의 현장에서 판을 뒤집는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교육이수를 전제로 헌재 판결에 준한 '세무조정'만 허용한다는 자체 대안을 매개로 일부 국회의원실과 의원입법 제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작 국회의원실 반응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국회의원실 입장에서는 여론의 뒷받침도 부실한데다, 세무사회의 자체 대안 등은 결국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수준에 불과해 섣불리 의원입법을 추진하고 나서기에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원경희 집행부,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 직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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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진행된 제31대 집행부 임원 워크숍에서 원경희 한국세무사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원 회장은 '위대한 지도자,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해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사진 한국세무사회)

지난 6월 치러진 제31대 한국세무사회장 선거에서 원경희 회장이 내놓은 '1호 공약'은 변호사들에게 세무대리를 허용하더라도 기장대행과 성실신고확인은 막아내겠다는 것이었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보면 1호 공약은 산산조각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회 방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사실상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국회 방어전에서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느냐인데, 소관 상임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가 세무사회 대안을 채택해 정부안을 수정하더라도 법제사법위원회 등 '장벽'에 막혀 버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재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변협 등이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대대적인 공세를 전개할 수도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폐지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을 활용한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이라는 전략도 다 노출이 되어 이를 다시 한번 활용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세무사회 집행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대국회 방어전략이 실패, 세무사법 개정안의 원안 통과가 현실화 될 경우 원 회장 집행부는 세무사회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출범 수 개월도 안되어 조기 레임덕에 빠져 버릴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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