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 전경(연합뉴스 제공)
최소감사시간을 정해 아파트단지 회계감사 보수를 책정하도록 한 행위는 구체적인 감사보수까지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 노태악)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2015년도부터 300세대 이상 아파트는 외부회계감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주택법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회계사회는 회계법인 등에게 공문을 발송, 300세대 이상 아파트에 대해 최소감사시간 100시간을 철저히 준수할 것과 준수여부를 중점감사 할 예정이라고 통지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최소감사시간 설정 등을 통해 외부회계감사 보수에 대해 구성사업자간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 가격경쟁을 제한한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하는 등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 과징금 5억원과 함께 회계사회 및 임원 2명을 각각 형사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회계사회는 "회계감사 품질제고를 위해 적정 감사시간을 논의했을 뿐 사후적으로 감사보수가 정해지는 타임차지 방식에 의해 감사보수를 산정하도록 결정하지 않았다"며 즉각 취소소송을 냈다.
양측의 주장과 사실관계를 살핀 재판부는 회계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계사회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인 '가격을 결정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계사회의 공동주택 TF에서 타임차지 방식에 관한 의견이 제시되는 등 감사보수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마지막 회의 최종 의결 과정에서 감사보수에 관련된 사항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모두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회계사회는 회계법인과의 간담회에서 시간당 평균임률에 관해 설명했고 자료집에 '사실상 Price(가격)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는 문구가 기재돼있다"면서 "그러나 TF에서 감사보수에 관해 의결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통지 내용에도 감사보수에 관한 내용이 없는 점 등을 볼 때 회계사회가 구체적인 감사보수 산정방식까지 결정해 회계법인들에게 통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