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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은 각양각색이지만... 그 속에 '국세행정 방향' 다 있다

  • 보도 : 2019.07.16 16:58
  • 수정 : 2019.07.16 18:21

김현준 국세청장 취임사 통해 '혁신' 9번 언급
실사구시(혁신), 지자이렴(청렴), 중심성성(단합)…국세행정 핵심들
'구글(Google) 인재상' 제시한 이동신 부산청장 취임사도 눈길

크든 작든 한 기관의 수장들이 취임사를 통해 언급한 내용들을 잘 뜯어볼 필요가 있다. 취임사는 기관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그 조직을 이끌어나갈지 보여주는 '선언'이자 '약속'이다.

전임 국세청장들의 전례를 살펴보면, 이들이 취임사를 통해 조직원들에게 약속했던 것을 실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 알 수 있다.

제21대 국세청장이었던 임환수 전 국세청장(2014년 8월21일~2017년 6월27일)은 취임사를 통해 '희망사다리'를 공언했고, 실제 '희망사다리 인사'라는 임환수의 철학이 담긴 인사가 이루어졌다.

제22대 국세청장이었던 한승희 전 국세청장(2017년 6월28일~2019년 6월27일)은 취임사에서 '적폐청산'을 언급했다. 

한 전 국세청장은 국세행정개혁TF를 구성해 문제 소지가 다분한 과거 세무조사 사례를 재점검하고 태광실업세무조사 등 조사권 남용이 있었다는 5건의 세무조사를 어두운 과거로 인정하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제23대 국세청장 김현준의 키워드…'혁신', '실사구시(實事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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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국세청장이 지난 1일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김 국세청장은 혁신과 실사구시의 자세를 강조했다. (사진 국세청 제공)

지난달 28일 자정을 기해 임기가 시작됐지만 취임식은 지난 1일 진행한 김현준 국세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혁신'을 강조했다.

혁신은 참여정부에 이어 그 정신을 이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 브랜드. 지난 2006년 참여정부 시절, 정부혁신을 브랜드화해 국가 성장 에너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했으며 9년 후 참여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은 문재인 정부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제시한 것이 혁신이란 단어다.  

이후 각 정부 부처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정신이 담겼던 '창조'라는 단어를 버리고 다시 혁신으로 교체했으며(핵심 정책부서의 명칭도 변경) 새로운 정책 발표시 어김없이 혁신을 내세우고 있따.  

김 국세청장의 취임사에는 혁신이란 단어가 총 9번 등장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과세품질혁신 추진단과 국세행정혁신 추진단, 국세행정혁신 국민자문단을 신설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는 않았지만 국세청은 내부작업을 통해 조만간 추진단과 자문단을 출범시킬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김 국세청장은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과 '실질과 사실에 입각하여 바른 것을 찾아 변화해 나간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을 언급했다.

기본을 바로 세우고 바른 것을 찾는다는 이들 사자성어야말로 혁신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1년 혹은 2년 후 김 국세청장이 퇴임할 때 즈음 그가 취임사에서 말했던 혁신을 위해 재임기간 동안 어떤 일들을 했는지 평가받게 될 것이다.

제47대 서울국세청장 김명준…'지자이렴(知者利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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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서울국세청장이 지난 15일 열린 취임식에서 청렴을 강조하며 '지자이렴'의 자세를 요구했다. (사진 조세일보)

지난 15일 제47대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한 김명준 청장은 '지혜로운 자는 청렴함을 이롭게 여긴다'는 뜻의 지자이렴(知者利廉)을 취임사에 적었다. 김 청장은 서울청 직원들에게 공사생활에서 청렴과 겸손의 자세를 적극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자이렴은 지난해 1월31일 열렸던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한승희 전 국세청장이 인사말을 통해 사용했던 사자성어로국세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청렴'을 한 전 국세청장에 이어 김 청장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청장은 '행복의 비밀'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당부를 이어갔다.

김 서울청장은 "행복의 비밀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말도 함께 전하며 자존감, 주인의식, 애국심, 열정 등도 강조했다. 열정이 있어야 납세자의 공감과 자신의 삶도 값지게 만들 수 있다는 취지다.

최근 국세청이 근로장려금이나 일자리 안정자금, 학자금 상환 제도 지원에 내몰리고, 악성민원인들이 많아지면서 일선 공무원들의 자존감이 떨어진 것에 대한 우려에서 취임사를 통해 전한 것으로 보여진다.

제62대 부산국세청장 이동신은 '서비스 봉사기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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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신 부산청장은 지난 15일 가진 취임식에서 "국세청은 권력기관이 아닌 국민을 돕는 서비스 봉사기관이라는 자세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부산청 제공)

이동신 부산청장은 지난 15일 취임사를 통해 가장 먼저 "국세청은 권력기관이 아닌 국민을 돕는 서비스 봉사기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실신고 지원과 국세행정 개선은 국세청에서 늘상 강조해오며 해왔던 일이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김현준 국세청장에게 임명식을 수여하며 전했던 "국세청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국민을 돕는 봉사기관으로 가고 있는데, 이런 문화가 국세청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를 취임사에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이 청장의 취임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사자성어를 통해 메시지를 던졌던 청장들과 달리 '구글(Google) 인재상'을 예로 들며 미래인재가 가져야 할 5가지 요소를 설명한 것이다.

첫째는 전문성 이외에 다양한 분야의 넓은 지식을 갖춘 T자형 인재, 둘째는 현장 리더십, 셋째는 문제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찾아가는 메타인지능력, 넷째는 주인의식, 마지막으로는 겸손이다.

주인의식과 겸손은 대부분의 청장들이 강조하는 것으로 뜻은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T자형 인재와 메타인지능력 등의 용어는 지방청장 취임사에서는 처음 등장한 단어들로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전문성만 강조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났다고 평가된다.

이 청장은 직원들에게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게 가져야만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을 '구글 인재상'을 빌어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제55대 대전국세청장 한재연의 약속…'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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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연 대전국세청장이 지난 15일 가진 취임식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해 직원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발언해 직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진 대전청 제공)

한재연 대전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화려한 사자성어 등을 구사하지 않았지만 기관장으로서 본인의 약속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한 청장은 평소 솔직하고 털털한 화법으로 유명한데, 취임사 역시 그의 성격이 잘 묻어났다.

한 청장은 "일선 관서 비선호부서 근무자와 여성, 하위직급 출신자라도 성과가 우수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우대함으로써 여러분들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하위직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켰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임환수 전 국세청장이 말한 '희망사다리'를 풀어서 언급한 셈이다.

한 청장은 또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해 직원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적극 힘써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경력직원들을 각 분야에 고르게 배치하고 중간관리자와 신규직원 간의 소통 창구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가장 바라는 '워라벨이 가능한 삶'을 약속해 준 것이다.

인사적체와 과도한 업무로 지쳐있는 직원들의 가장 가려운 곳을 속 시원하게 긁어줘 그 어떤 취임사보다 직원들이 반겼다는 후문이다.

제53대 광주국세청장 박석현의 키워드…'중심성성(衆心成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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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현 광주국세청장은 지난 15일 취임식을 통해 직원 모두 힘을 합쳐 긍지와 자부심이 넘치는 당당한 광주청을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중심성성(衆心成城)'이라는 사자성어를 강조했다. (사진 광주청 제공)

박석현 광주청장은 '여러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합쳐 단결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의 중심성성(衆心成城)을 거론하며 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긍지와 자부심이 넘치는 당당한 광주청을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원팀(One Team)'을 강조했던 김현준 국세청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함께 하면 잘 해낼 수 있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를 자신의 취임사에 담아낸 것이다.

박 청장은 이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광주국세청을 변화와 혁신으로 이끌어야 한다. 일방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탈피하고 집단 지성의 힘을 통해 업무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긍지와 자부심을 강조하는 것은 김명준 서울청장이 말했던 행복의 비밀과 맞닿은 면이 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혁신을 위해선 직원들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아울러 여러 번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청렴도 강조했다.

박 청장은 "자율적 청렴문화를 확고히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국세행정에 대한 진정한 신뢰는 여러분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자기 절제와 품위·품격있는 생활을 통해 공직자로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청렴은 천하의 가장 큰 장사"라고도 밝히기도 했다.

한승희 전 국세청장이 말했던 지자이렴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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