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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선하증권 아니어도 아태무역협정 원산지 증명 인정

  • 보도 : 2019.05.20 08:20
  • 수정 : 2019.05.20 08:20

대법 "다른 신빙성 있는 증명서류로 원산지 증명 가능"

원산지 관련 규칙에서 원산지를 증명하는 것으로 정한 통과 선하증권이 없더라도 다른 자료로 원산지를 증명할 수 있다면 아태무역협정이 적용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 원산지 확인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은 직접운송 규정을 원활히 실시·집행하기 위하여 관세당국에 제출할 증명서류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신빙성을 높게 보는 대표적인 증빙서류들을 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제출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신빙성 있는 자료로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006년에 발효된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아태무역협정)은 통상의 관세율보다 낮은 협정세율을 정하여 참가국들 사이의 교역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체결되었다. 이 협정에 따른 협정세율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상품의 원산지가 참가국이어야 한다. 이에 아태무역협정은 참가국으로부터 직접 운송된 물품에 대해서만 협정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국제운송 실무상 운송과정에서 주요한 물류 허브를 통해 환적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아태무역협정은 물품이 비참가국을 경유하더라도, 그러한 경유가 원산지 변경 등의 우려가 없는 운송상의 단순 경유에 불과한 경우에는 여전히 협정세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직접운송 간주'라고 하는데, 이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아태무역협정 원산지 확인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 사건 규칙)에서 정한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증명서류는 통과 선하증권, 원산지증명서, 상업 송품장 원본 및 직접 운송요건을 증명할 수 있는 보충 서류이다.

이 판결에서 원고는 중국에서 생산된 신발 등을 홍콩을 경유하여 수입하면서 아태무역협정에 따른 협정세율을 적용하여 수입신고를 하고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다. 그러나 관세당국은 이 사건 규칙에 따른 통과 선하증권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협정세율 적용을 부인하고, 원고에게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경정·고지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납세자가 협정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통과 선하증권 이외의 서류를 증명서류로 제출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원심은 이 사건 규칙은 관세법의 위임에 따른 것으로서 법규적 효력이 있고, 이 사건 규칙의 '모두 제출하여야 한다'라는 문언상 통과 선하증권을 필수서류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규칙은 대표적인 증빙서류들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통과 선하증권을 발급받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신빙성 있는 증명서류를 제출하여 직접운송 간주 요건의 충족을 증명할 수 있으므로, 통과 선하증권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협정세율 적용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아태무역협정을 적용함에 있어 당해 상품의 원산지에 대하여 아무런 의문이 없음에도, 행정편의를 위해 규정한 행정적 절차에 열거된 서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협정세율의 적용을 부인한다면,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아태무역협정 및 관련 규정들의 전체적인 체계나 제정 경위, 취지 등을 고려하면, 통과 선하증권은 직접운송 간주 요건을 판단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다양한 운송서류 중 하나를 예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대상판결의 결론은 타당하다. 대상판결은 그 동안 과세실무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던 이 사건 규칙의 직접운송 간주 요건에 관하여 처음으로 명시적인 판단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 2019.1.17.선고 2016두45813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김준희 변호사

[약력]고려대 경영대학 졸업, 제53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43기 수료, 제39회 공인회계사 합격, 삼일회계법인
[이메일]jkim@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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