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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연구]

외국선주에 지급한 선박 선수금이자는 과세대상 안돼

  • 보도 : 2019.05.08 08:00
  • 수정 : 2019.05.08 09:04

대법원은 최근 "국내 금융기관이 국내조선사들의 외국선주사들에 대한 선수금 및 이자 환급 채무를 보증하는 선박선수금환급보증계약(RG)에 따라 보증인으로서 외국선주사에 지급한 선수금이자는 외국선주사들의 실제 손해를 넘어 지급되는 손해배상금이 아니다"며 "따라서 외국선주사들의 국내원천소득인 기타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했다.

국내조선사들은 선박건조계약에 따라 선박건조가 완료되기 전에 선박대금의 일부를 먼저 지급받고, 선박건조계약이 위약 또는 해약 등의 사유로 종료되는 경우 이미 수령한 선수금(선박대금)에 소정의 이자를 가산하여 환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 사건에서 금융기관인 원고는 국내조선사의 외국선주사들에 대한 선수금 및 그 이자 환급 채무를 보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선박 인도 지연 등의 사유로 선박건조계약이 실제로 해제되자 외국선주사들에게 선수금과 그 이자를 지급했다.

과세관청은 선수금이자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기타소득으로 파악했고, 원고가 이에 대한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원천징수 법인세와 함께 원천징수납부불성실가산세 등을 부과·징수했다.  

법인세법은 "재산권에 관한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지급받는 손해배상으로서 그 명목 여하에 불구하고 본래의 계약내용이 되는 지급 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어 배상받는 금전"을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는 선수금이자가 위 규정에 따른 외국선주사들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원고와 과세관청의 입장이 대립했다.

선수금이자가 ① 원상회복을 위한 부당이득의 반환인지 아니면 손해배상금인지, ② 손해배상금이라면 지급 자체에 대한 손해를 넘는 배상받는 금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세부적으로 다퉈졌다.

대법원은 선수금이자의 법적 성격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금이자가 손해배상금이라는 점을 전제로, 일반적인 선박금융의 구조에 비추어 선수금이자는 외국선주사들이 선수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금융비용 등을 전보하기 위한 금원이라고 보았다. 또 외국선주사들이 실제로 입은 손해를 넘어서 지급되는 손해배상금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한 순자산 감소를 회복시키는 손해배상금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선수금이자는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기타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첫째, 국내조선사와 외국선주사 사이의 거래에 국한하지 않고 선박금융의 과정에서 체결된 모든 거래의 구조와 내용을 고려해 선수금이자의 성격을 판단했다. 이는 대법원이 선박금융의 일반적인 구조와 관행을 일종의 경험칙으로 인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있는 손해배상금에 관한 법인세법 규정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손해배상금이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인 기타소득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위약금 또는 배상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다는 사실 외에 이를 통해 외국법인의 순자산이 증가했다는 사정이 함께 인정돼야 한다.

셋째, 외국법인에게 지급된 위약금 또는 배상금이 외국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켰다는 입증책임이 과세관청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과세처분에 대한 입증책임의 기본 원칙에 비추어 지극히 타당하다.

선박선수금환급보증은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부담하는 위험은 크지만 그 대가로 수령하는 수수료는 크지 않은 업무이다. 여기에 더해 선수금이자에 대해 22%에 달하는 원천징수세액까지 부담하는 것은 금융기관으로선 예상하지 못한 가혹한 부담이었다.

금융기관들은 점차 국내조선사를 위해 선박선수금환급보증서를 발급하는 것을 기피했고, 가뜩이나 경영상황이 좋지 못했던 국내조선사들은 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해 선박건조를 수주하지 못하게 됐다.

대법원은 선박금융의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초해서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판단을 하였고, 이로써 금융기관에 가해질 부담과 조선사업에 발생할 수 있었던 위험을 해소하였다. 대상판결은 법리와 거래의 현실을 잘 조화시킨 타당한 판결이다. 대법원 2019.4.23 선고 2017두48482 판결

법무법인 율촌 조세판례연구회
전환진 변호사

[약력] 서울대 법학과, 서울대 법과대학원 법학석사 수료,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미국 Georgetown University Law Center 졸업 [이메일] hjjun@yulch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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